[이사람]모바일 퍼스트 무버 한국, “SW와 B2B 스타트업 토양 아쉬워”

“한국은 확실히 모바일 서비스 선도 국가다. 하지만 전통적 소프트웨어(SW) 기업이나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겨냥한 스타트업이 드문 것은 아쉽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구글 공동 프로젝트인 `글로벌 K스타트업` 최종 선정 기업 심사를 위해 한국을 찾은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의 진단이다. 한국 스타트업 수준과 창업 지원정책이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소비자 인터넷 분야에 집중돼 있다는 따끔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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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이 최 테크톤벤처스 매니징디렉터는 “한국에서 고전적 의미의 SW기업이나 엔터프라이즈 SW 분야 혁신도 활발했으면 좋겠다”라며 “게임 같은 소비자 분야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분야의 혁신에 도전하는 기업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모바일 결제 혁신을 주도하는 미국 스퀘어처럼 대기업이 장악하고 규제가 심한 시장에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을 기대한다는 설명이다.

찰스 에드워드 허드슨 소프트텍VC 벤처파트너는 “스티커나 디지털 아이템 같은 모바일 메신저나 게임 분야 혁신이 한국에서 검증돼 미국에 이식됐다”며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받는 한국 성공 모델을 적절히 적용하면 미국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해외 기업 투자에 소극적인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에 자신들의 장점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적극적 자세도 주문했다.

데이비드 리 SK텔레콤벤처스 벤처파트너는 “모두 투자를 꺼리던 10대 창업자에 투자해 좋은 성과를 낸 경험이 있다”며 “한국 스타트업 역시 아직은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이 편견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 10대 창업자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회사와 창업팀의 장점을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심사위원들은 국내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이나 실행력, 프레젠테이션 능력 등은 최근 몇 년 새 많이 좋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 K스타트업은 인터넷 분야 창의적 아이디어를 지닌 스타트업을 발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투자 유치와 국내외 네트워킹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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