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거센 미국 기술기업 패권 다툼 대비해야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 미국 기술기업간 차세대 시장 패권 다툼이 본격화했다. 통합 운영체제(OS), TV, 웨어러블 컴퓨팅까지 전면전에 돌입했다. 우리나라 기업과 당장 무관해보이나 조만간 영향을 받는 만큼 예의주시할 싸움이다.

애플은 아이패드 신제품을 공개했다. 그런데 신제품보다 소프트웨어 개방이 더 획기적이었다. 사진, 동영상, 음악 등 멀티미디어 편집·제작 도구는 물론 오피스프로그램까지 무료를 선언했다. 맥 컴퓨터 구입자에겐 새 OS인 `매버릭스`까지 무료로 준다. 스마트시장 파워를 역으로 PC까지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사실상 MS를 향한 선전포고다.

MS는 하드웨어 진출을 가속화한다. 노키아 인수에 이어 스마트 안경을 통한 웨어러블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X박스와 연동한 게임용 가능성이 높지만 초기 웨어러블 컴퓨팅에선 기선을 잡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 구글은 모바일(안드로이드)과 PC(크롬)에 이어 TV 플랫폼 선점을 노린다. 스마트기기와 TV 연동을 강화한 차세대 `안드로이드 킷캣`을 개발 중이다. TV 시장 직접 진출 가능성도 있다. 스마트TV시장만큼 독자 OS(타이젠)로 가려는 삼성전자엔 적잖은 걸림돌이 된다.

세 회사의 경쟁이 당장 우리 기업엔 나쁠 게 없다. 하드웨어, 부품, 애플리케이션 등에 걸쳐 세 회사 모두 한국 업체와 협력할 게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론 부정적이다. 거의 모든 기기가 연결되면서 플랫폼 종속이 더 심화할 수밖에 없다. 우리 기업들은 새 시장 창출 기회를 잡는 동시에 플랫폼 종속을 회피해야 한다.

독자 플랫폼 전략을 병행한 삼성전자로선 골머리 아픈 상황이다. 애플이 공짜 OS와 오피스까지 내놓은 마당이다. 상성전자가 타이젠을 키우겠다면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까지 끌어들이는 전면적인 개방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다른 기업들도 미국 세 회사 행보를 잘 지켜보고 선택과 집중을 잘해야 한다. 그 방향 설정에 따라 기업 미래가 달라진다. 단순 협력을 넘어 관련 핵심 또는 차별화 기술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갑자기 나락에 떨어질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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