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사고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더 이상 누구도 각종 재난사고 위협에서 안전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재난사고 위협으로부터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과학기술 발전을 꾀해왔다. 쓰나미, 지진, 화재, 테러 등으로 대형구조물의 폭발이나 붕괴사고가 발생했을 때 매몰된 사람을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구출하기 위해 최첨단 로봇이나 감지 센서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재난사고 발생 시 첨단 과학기술로 모든 이의 생명과 재산을 완벽하게 지켜주는데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관점으로 재난사고에 대응할 필요성이 요구되었고 과학기술의 발전 방향도 자연스럽게 이와 함께 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뒤 이에 대한 피해를 수습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대응을 하는 것, 즉 `예지(Prognosis)기술`로서 과학이 점차 중요시되고 발전하고 있다.
예지기술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이유는 초음파, 음향, 적외선, 전자기, 광학측정 방식 등 신기술을 활용한 비파괴 검사 방식 덕분이다. 구조물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고도 보이지 않는 미세 균열 등을 잡아낼 수 있기 때문에 원전이나 석유화학플랜트 등의 누출·폭발·붕괴 사고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예지기술은 다양한 범위에서 활용되며 특히 일상생활 전반에서 국민의 안전한 삶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공항에서 밀리미터파 또는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하면 테러범이 은닉한 폭발물을 미리 탐지하여 영상화할 수 있고 성분분석을 진행할 수 있다. 우리 아이들과 가족들이 섭취하는 음식물의 철저한 안전을 위해 식품 및 방사선안전 측정기술 연구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병원에서는 미리 본인의 체질과 습성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질병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조기에 완치할 수 있다.
이처럼 수많은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든든한 보호막 역할을 하는 예지기술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으며 미래창조과학부에서는 `공공복지안전 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산사태, 식중독, 생화학테러 등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그동안 과학기술은 국가산업의 발전을 이끌어 오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이제는 예지기술과 같은 과학기술의 발전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해야 할 때이다. 창조경제의 핵심은 국민의 안전과 행복추구가 아니었던가.
윤동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안전측정센터장 djyoon@kriss.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