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에너지산업 창조경제 견인차 맞다

박근혜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공공기관 사이에서는 암묵 간에 `녹색 지우기`가 횡행했다. 지난 정부 시절 모든 정책기안에 녹색성장이나 그린에너지라는 말이 들어갈 정도로 수선을 떨었던 것과는 정반대였다. 에너지 업계는 급격하게 위축됐고 창조경제에 밀려 관심 대상에서 멀어지는 것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너무 과한 면도 없지 않았지만 정권 바뀌었다고 며칠 전까지 추진되던 정책이 찬밥신세로 전락한 데 대한 아쉬움은 컸다.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세계에너지총회(WEC)가 열리는 대구를 찾았다. 녹색이나 에너지라는 단어에 알레르기가 있을 것 같은 대통령이 참석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에너지 업계엔 힘이 됐다. 에너지를 다시 챙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대통령의 에너지관에 희망이 보인다.

대통령은 에너지 산업을 창조경제 견인차로 발전시키고 창조형 에너지경제로 전환한 노하우를 국제사회와 공유하겠다고 했다.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에너지복지 문제를 해결하고 창조경제와 에너지 환경 변화에 따른 법·제도 개선,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도 언급했다.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동북아 지역도 북미 지역과 중국의 셰일가스, 동시베리아 석유·가스 개발에 공동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에너지 헌장 조약 같은 협력 체제를 마련할 것도 제안했다. 에너지안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대통령의 에너지 언급은 의미가 크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에너지정책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너지산업은 창조경제 패러다임이 빛을 발하게 하는 추진 동력이다. 에너지 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기술이 결합하면 창의적인 에너지 경제 모델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우리는 ICT와 과학기술 융합, 그리고 그동안 쌓아온 에너지 산업 경험을 토대로 에너지 삼중고(에너지 안보와 사회적 형평성, 환경영향 최소화)를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다. 대구 WEC 개최와 대통령의 관심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는 강국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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