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첨단 산업의 장비 시장에서 핵심 부분품 국산화가 진척되고 있다. 장비 부분품 가운데 부가가치가 높고 일정 주기별로 교체가 필요한 소모품이 상당수여서 소자 대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한편 장비 국산화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티이에스·이엔테크놀로지·브러쉬뱅크 등 장비 부분품 전문업체는 그동안 외산에 의존하던 제품을 국산화하고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제품 성능이나 안정성도 해외 선발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출 성과도 잇따라 달성했다.
이송용 진공 로봇 전문업체인 티이에스(대표 안승욱)는 국내 처음 6세대 이상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라인용 장비에 적합한 로봇을 개발했다. 진공 로봇은 진공 챔버 안에서 기판 등을 움직여주는 로봇이다. 파티클을 최소화하면서 정확하게 움직임을 제어하는 것이 관건이어서, 고가 장비에는 그동안 일본 로봇이 사용됐다. 티이에스는 고온·고하중에 동시 적용 가능한 구조로 개발했으며, OLED 공정에 적합하도록 저 파티클 구조를 자체 설계해 특허도 획득했다. 이에 앞서 8세대 LCD 라인용 진공 로봇이 중국 BOE에 채택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기술력으로 매출 1조원이 넘는 일본 회사를 물리친 것이다. 이 로봇은 국내 장비 업체를 통해 BOE에 공급하게 된다. 현지 시장에서 이름을 날리자 최근 한국을 방문한 30여명의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구매단이 이 회사를 직접 찾기도 했다.
이엔테크놀로지(대표 이태식)는 디스플레이 핵심 장비 중 하나인 스퍼터에 안정적으로 전원을 공급하는 `플라즈마 전원장치`를 국산화했다. 플라즈마 전원 장치 분야에서 이 회사는 세계 3대 기업으로 꼽힌다. 국내 장비에는 물론이고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유명 장비 기업에도 채택돼 한국·일본 디스플레이 생산 라인에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해외 기업들의 점유율을 넘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회사는 OLED·태양전지·터치패널용 스퍼터 시장으로 발을 넓혀 가고 있다.
브러쉬뱅크(대표 박승주)는 디스플레이 장비 소모품인 세정용 브러시를 전문 생산하고 있다. 산업용 브러시 사업을 영위해오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급성장한 지난 2001년부터 디스플레이 세정용 브러시를 내놓았다. 세정력이 높은 벨트 타입 브러시를 개발하는 성과 등을 앞세워 국내 제조사는 물론 일본·대만 시장까지 진출했다.
티이에스 안승욱 사장은 “OLED 6세대 이상 라인에 사용할 수 있는 진공 로봇은 전 세계적으로도 몇 개 되지 않는다”며 “해외에서도 그 품질을 인정하고 있어 유명 장비 기업들과 제휴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