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최근 장비입찰 및 인사청탁 문제로 얼룩진 기상청 조직의 혁신을 단행한다. 청내 현안 공론화 창구를 개설하고 조직원 합의에 따른 인사원칙을 확립한다. 기상장비 도입에 기술표준규격을 마련하고 장비 도입과 연구개발 업무 관리감독을 강화한다.

고윤화 기상청장은 1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기상청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고 청장은 “기상청이 짧은 시간에 외형적으로 급성장한 것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적응능력이 뒤따라오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장비 구매와 인사 부문에 표준규격과 원칙 등을 수립해 투명성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독 잡음이 심했던 장비 구매 부문에서는 입찰단계에서 장비평가 방법의 변화를 예고했다. 우선 기상장비 기술표준규격이 도입된다. 또 기술규격 평가는 외부 전문기관에 위임된다. 평가 과정에서는 실제 기상장비 수요처가 참여해 장비 선정 이후 적정성 시비가 일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한다.
내부적으로는 도입부서, 활용부서 간 충분한 논의 후 사업계획서를 수립하고 직접 혹은 위탁 구매 계획을 수립한다. 한국기상산업진흥원에는 인사 및 조직 운영의 모든 자율권을 보장하되 경영실적 보고 등 정례적 관리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인사 부문에서는 순환전보 원칙을 세웠다. 직원 의견을 수렴해 순환전보 대상 및 기준안을 마련하고 정기인사 일정을 사전에 공개한다. 특별채용이 많았던 5급 이상 직급은 공개채용 중심으로 전환한다.
고 청장은 “장비 입찰 과정에서 규격서 내용이 바뀌고 계약 장비 대금 지급이 미뤄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다양한 의견을 수집하고 협의해 사업을 진행하고 내부 투명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