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기술, 멈추지 않는 미래 희망가]<하>지속성장과 녹색산업

에너지·환경 등 녹색 산업이 지속성장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정부 정책 기조와는 무관하게 많은 국내 기업이 성장 동력으로 녹색 사업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녹색기술, 멈추지 않는 미래 희망가]<하>지속성장과 녹색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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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여수 NCC공장에는 공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자가발전기를 운영 중이다. 다른 NCC 업체 평균과 비교하면 동일한 양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데 40% 이상 에너지를 적게 사용한다.

일부 기업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환경을 오염시켜 이미지가 훼손되는 사례가 왕왕 발생하면서 환경친화적 공정을 채택하는가 하면 녹색기술(기업) 인증을 받아 정부로부터 사업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혜택을 받기도 한다. 대기업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신규 녹색기술 개발과 함께 기존 사업의 친환경 설비를 강조하고 중소기업은 녹색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활로를 열고 있다.

◇녹색기술은 지속성장을 돕는다

대기업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기업이 환경오염 사고 등을 막고자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또 환경 친화적 공정을 채택한 성과가 얼마나 되는지 등을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알림으로써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SDI는 이차전지 안정성 설계와 제조기술 등 탄소저감에 적극 나서며 지난해 CO2 79만4000톤의 온실가스를 배출시켰다. 2011년과 비교하면 약 7000톤을 감소시켰고 효율은 8% 향상했다. 삼성SDI는 보다 체계적 에너지 사용량 집계와 온실가스를 관리하는 에너지경영을 실현하려 s-GEMS(에너지·온실가스 관련 IT시스템)를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각종 계측 데이터와 자동 연계돼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이 가능하다.

이러한 성과는 삼성SDI가 녹색 에너지 경영, 저탄소 생산체계 구축, 저탄소 포트폴리오 재편에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다.

LG화학은 에너지 소비가 많은 석유화학공장에서 공정 개선과 설비 효율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화학 나주공장은 옥탄올 제조공정에서 두 개의 증류탑을 한 개로 통합한 분리벽형 증류탑 기술을 독자 개발해 연간 40억원의 에너지 절감 성과를 거뒀다. 또 LG화학 대산공장은 납사를 분해해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NCC공정에서 불순물인 에탄과 프로판을 제거하는 설비 운전 조건을 최적화해 연간 11억원의 에너지 절감 성과를 거뒀다.

효성은 녹색경영으로 지속가능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그린경영팀을 신설해 본사와 국내 모든 공장의 온실가스와 에너지 배출량 관리를 전담한다.

전사 차원에서 온실가스 배출 저감 및 에너지 사용 절감 활동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관리하고 있으며 2015년 국내 탄소배출권거래제에 대비해 산업통상자원부 배출권거래제 시범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고자 지속적인 투자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지난해 직접 에너지 사용량을 전년 대비 16.5% 감축했다.

◇녹색기술로 기업 성장을 주도한다

중소기업의 녹색기술 개발은 기업 이미지 제고와 함께 해당 제품 매출액 확대로 기업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코아옵틱스는 녹색인증 취득을 계기로 유·무형의 성장을 실현했다. 회사의 대내외 신용도가 올라간 것은 물론이고 2010년 녹색인증을 취득한 후 2009년 대비 매출이 세 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에는 녹색기술에 바탕을 두고 프리즘시트 사업에도 진출하며 마스터롤 금형 제작부터 시트 생산까지 원스톱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구축했다.

사업 분야가 광학필름으로 확대되면서 영업 범위도 국내에서 해외로 넓어지고 있다. 또 시트 양산체제 구축 이후 회사가 급성장하면서 직원 수도 지난해 말보다 갑절 이상 늘었다. 내년 하반기까지 공장 증축과 함께 생산인력 100여명을 추가 고용할 예정이다.

2011년 이전 매출의 대부분을 마스터롤 제조에 의존했던 회사는 올해 프리즘시트 아산공장을 준공한 후 자체 개발한 마스터롤로 광학필름을 제조하면서 지금은 `글로벌 광학필름 회사`라는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녹색기술 `그린IT` 분야 산업용 디스플레이 개발업체인 에이텍은 `사용자 동작감지 및 화면분석을 이용한 디스플레이 장비 절전 기술`로 2011년 4월 녹색기술인증을 받았다. 이후 공공구매시장에 진출했고 2011년 13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67억원으로 약 30% 증가했다.

또 `탄소저감` 분야 LED 제품 생산업체인 네브레이코리아는 `비대칭 반사경 및 집광렌즈를 구비하는 LED 발광다이오드 조명기술`로 올 4월 녹색기술 및 녹색기술제품 인증을 받았다.

네브레이코리아 관계자는 “평소 품질에 고객 신뢰를 쌓으려 많은 노력을 했다. 녹색인증을 받은 후 구매자들이 보다 신뢰성을 갖고 구매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도 전년보다 갑절 이상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녹색인증 총 1530건으로 꾸준히 증가

새 정부가 미래창조를 새로운 어젠다로 내세우면서 기존 녹색산업의 정책적 지지력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산업계에는 녹색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에 따르면 녹색 및 환경 관련 인증 신청이 올해 들어 급성장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9월 기준으로 녹색인증을 확정받은 건수가 녹색기술, 녹색사업, 녹색전문기업 확인 등 네 개 분야에 걸쳐 총 1530건으로 지난 7월 말 1415건에 비해 115건 증가했다.

이는 과거 정부 정책을 동력으로 삼았던 녹색산업이 이제는 산업계 비즈니스 동력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녹색인증제도는 지난 2010년 4월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이 발효되면서 산업통상자원부 고시를 토대로 시행 중이다.

현재 전체 녹색인증 관련 인증 신청 및 인증 취득 현황을 보면 녹색기술이 124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녹색기술제품 102건, 녹색사업 29건, 녹색전문기업 확인 153건이다. 특히 지난해 말 새로 도입된 녹색기술제품 확인은 지난 4월 32건에서 5월 54건, 7월 74건, 9월 현재 102건으로 매달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녹색기술제품 확인제도는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8개 부처가 지난 2010년 4월 녹색인증제도를 시행한 이래 2012년 말 기준 총 1100여건의 인증 성과가 발생했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실제 판로와 관련된 제품 인증이 없어 공공구매 활용 및 제품홍보 등에 제약이 있다는 해당업계 건의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2년 12월 `녹색인증제 운영요령` 개정·고시를 새롭게 도입, 시행 중이다.

◆녹색기술 최다 인증 보유 기업 `LS산전`

LS산전은 지난 2010년 국내 처음으로 시행한 녹색기술인증제에서 1호 인증은 물론이고 녹색기술 최다 인증 보유 기업이다. 현재까지 획득한 녹색기술만 25개에 달한다. 소비재를 주도하는 다른 유수 대기업과 비교해도 훨씬 많은 기술 보유 수다.

LS산전은 이미 지난 1998년부터 `전력`에 `IT`를 접목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전력IT가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과 부합되면서 스마트그리드 산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LS산전은 특히 지난 6월 스마트미터, 에너지관리시스템(EMS), 전력수요관리, 양방향 통신 인프라를 비롯해 `홈DR(Demand Respones)`, 지능형 전력량계 등 스마트그리드 핵심기술 여섯 건에 정부로부터 녹색기술 인증을 받았다.

이 같은 기술을 집적화한 것이 `스마트그리드 에너지 효율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스마트그리드의 핵심 기술인 양방향 통신 인프라를 이용해 스마트 미터링과 수용가 에너지 관리로 전기 사용자와 공급자 상호반응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전력 수요,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ICT 기반 스마트미터는 사용한 전력량을 원격 또는 현장에서의 설정에 따라 다양한 시간 구간 또는 간격으로 측정하고, 이를 포함한 다양한 수요 정보를 통신수단을 이용해 시스템과 교환할 수 있다. 미터와 전력회사 간 양방향 통신으로 전력회사는 고객으로부터 수집한 정보를 이용해 청구서를 발행하거나 사용패턴을 분석, 새로운 요금제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다. 여기에 EMS는 수용가 전력수요 정보를 통합 관리해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고 전력피크 제어를 돕는다.

LS산전은 대단위 투자로 그린 비즈니스를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LS산전은 그린비즈니스 분야에 지난해까지 약 2000억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전략을 수행해 왔다. 이를 이용해 현재 전체 매출의 약 10% 수준인 그린 비즈니스 매출을 2015년 전체 매출의 40%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구자균 부회장은 “LS산전은 R&D 혁신을 지속 성장 최우선 가치로 삼고 매년 매출의 6~9%를 이 분야에 투자해 왔다”며 “지능형 전력망과 전기차 부품, 태양광 솔루션, 인버터 등 녹색성장 핵심 산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표】녹색기술 기반의 녹색인증기업 현황 (자료:한국산업기술진흥원 녹색인증사무국)

*괄호 안은 인증받은 녹색기술 수(신규 인증 기준)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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