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가 썩지 않는 시체들로 골치를 앓고 있다. 사망자를 매장하기 전에 비닐로 감쌌던 관례 때문이다. 일명 ‘플라스틱 무덤(plastic graves)’들이 오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노르웨이 오슬로 장례지도사들의 고민을 소개했다. 노르웨이에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1930년대에는 시신을 관에 넣기 전에 비닐로 꽁꽁 감쌌다. 위생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비닐로 래핑한 후 관에 넣어 매장했을 때 문제는 이 때문에 자연적인 부패가 지연된다는 것이다.
노르웨이 장례지도사들과 매장 일꾼들은 당시에 묻힌 수천개의 시신들이 비닐 랩 때문에 별로 부패되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또 이러한 시신이 묻힌 무덤은 법적 기간이 경과해도 재사용할 수 없다.
노르웨이에서는 사망자에 대해 20년 간 무료로 매장지를 제공한다. 20년이 지난 후에도 계속 사용하려면 유족들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20년 후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묘지는 타인이 재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비닐 랩에 싸여 부패되지 않은 시신에 대해서만큼은 예외다. 20년이 경과한 무덤의 관을 열었을 때 비닐 랩에 쌓인 시신이 있다면 그 무덤은 재사용할 수 없다는 법이 1950년대에 제정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묘지는 새로운 무덤들로 가득 차고 부동산 가격이 높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썩지 않는 시신들 때문에 묘지를 계속 확장하는 것은 지자체로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관계자는 “죽은 사람들을 위해 유치원이나 실버타운을 지을 수 있는 땅을 포기하는 것을 좋아할 정치인은 없다”고 전했다.
노르웨이가 찾은 해결 방법은 화학 약품을 써서 시신의 부패를 가속화하는 것이다. 땅에 작은 구멍을 파서 시신에 석회 함유 약품을 주사하면 부패가 가속화된다. 파이프와 압력을 측정하고 컴퓨터로 구멍이 뚫려야 하는 위치를 측정해 작업을 시작한다. 화학약품 주입까지 단 10분 걸리며 2주 후 패인 구멍에는 다시 잔디가 돋고 대략 1년 후에는 시신이 부패된다. 현재 1만7000여 무덤에 이 같은 작업이 실시됐으며 노르웨이 전역에는 약 35만개의 플라스틱 무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트렌드팀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