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이나 신학기 선물 성수기도 추락하는 PC 수요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블룸버그는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발표를 인용해 올해 3분기 세계 PC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한 8030만대라고 보도했다. 리먼 사태 이후 가장 적은 수치이며 6분기 연속 감소세다. PC 업계의 어두운 미래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기타가와 미카코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3분기는 신학기가 시작되는 `백투 스쿨` 시즌으로 PC 판매 성수기지만 올해는 되레 감소세를 보였다”며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판매량”이라고 전했다. 백투 스쿨 시즌은 미국 및 유럽 학생이 긴 여름방학을 마치고 학교로 복귀하는 시기다. PC와 IT기기 수요가 일시적으로 급격하게 증가한다. 제조사 역시 기프트카드 배포 등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을 진행한다.
PC 시장의 깊은 불황에 백투 스쿨도 통하지 않았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애플 노트북인 `맥북` 출하가 13% 가량 줄어 전체 감소율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국 시장에서 애플의 인기를 고려하면 이례적 현상이다. 업계는 올 가을 아이폰5S 등 신제품을 발표한 애플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판매에 역량을 집중한 탓으로 분석된다.
PC업계 부진은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붐과 함께 시작됐다. 가트너는 “시장 수요가 PC에서 태블릿PC로 꾸준히 이동하고 있다”며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이 같은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타가와 애널리스트는 “신흥 시장에서는 저가에 출시된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패드가 초기 구매자를 유혹하고 있고 선진국에서는 기존 컴퓨터 이외에 모바일 디바이스의 추가 구매 수요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말 홀리데이 시즌이 PC 업계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레노버와 HP의 경쟁이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