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직원에게 `물음표(?)`로 시작하는 이메일은 시한폭탄이다. 바로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보낸 메일이다. 이메일로 지적한 문제를 즉시 해결하고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블룸버그비지니스위크 브래드 스톤 기자는 `더 에브리싱 스토어:제프 베조스와 아마존 시대`란 책을 내고 베조스와 아마존의 내부를 파헤쳤다.
베조스는 직원에 고객 소리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물음표` 이메일을 보낸다. 베조스는 자신의 이메일 주소(jeff@amazon.com)를 외부에 공개하고 고객의 소리를 듣는다. 많은 고객이 베조스에게 아마존 서비스 개선점과 불만을 토로한다. 베조스는 고객 불만을 읽은 후 관련 직원에게 이메일을 전달한다. 이 때 이메일 맨 앞에 `물음표`가 붙는다. 물음표 메일을 받는 직원은 시한폭탄을 안은 것처럼 분주해진다. 가능한 빨리 고객 불평이 나온 경위와 문제를 조사해 관리자의 승인을 얻은 후 베조스에게 답변해야 한다.
베조스는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래리 앨리슨처럼 직원을 숨가쁘게 몰아 부치기로 유명하다. 그는 화가 났을 때 직원에 “당신은 게으른 것입니까, 아니면 원래 능력이 부족한 것입니까.” “이 계획은 B급 팀이 작성한 것이 확실하네요. B급팀과 시간 낭비할 수 없으니 A급팀 좀 찾아줘요.”라고 말하곤 했다.
베조스는 비용 절감에도 집착한다. 그는 때로 돈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돈을 쓰기도 했다. 아마존의 첫 회계 책임자였던 지나 마이어스는 베조스는 “상대적으로 비싸도 외형상 저렴해 보이는 물건을 사라”고 주문했다고 회상했다.
아마존은 문짝을 활용해 만든 책상을 쓰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베조스는 아마존 창업 당시 차고에서 문을 개조한 책상을 썼는데 넓은 건물로 이사한 후에도 계속 사용했다. 최소한의 예산으로 빠른 시간 안에 회사를 성장시키자는 목표를 직원에게 심어주기 위해서다. 문으로 만든 책상은 직원보다 고객을 위한다는 아마존의 신념을 나타내는 상징물이다.
베조스는 주요 임원들과 함께 S팀이라 불리는 의사결정 조직을 운영한다. 이 팀은 회사 내 주요 결정 사항을 검토하고 판단한다. 매주 목요일 각 부분 매니저는 사업부관련 데이터가 담긴 엑셀 파일을 보낸다. 아마존에는 `데이터는 거짓말을 안 한다`는 신념이 확고하고 모든 매니저는 설명보다는 숫자로 말해야 한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