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가이드라인, 상반된 해석…"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가이드라인" 지적

통신사가 정부의 `인터넷 트래픽 관리 가이드라인`에 일제히 반발했다. 새 가이드라인으로는 지난 2011년말 발표된 기준에 비해 합리적 망 관리의 여지가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통신사 측은 “실질적으로 망을 관리할 수 있는 조건이 지나치게 제한적”이라고 반발하며 향후 진행될 망 관리 관련 이용 약관 수립에 치열한 신경전을 예고했다.

10일 미래창조과학부과 주최한 `통신망의 합리적 트래픽 관리기준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패널로 나선 통신 3사의 임원들은 “가이드라인을 신속히 시행한 후 망 관리에 대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망 중립성 이용자포럼` 등 소비자단체·CP들은 “망 중립성 강화에 모호한 구절이 있다”며 일부 조항을 변경할 것을 주문했다.

◇초다량이용자도 `망 혼잡` 없으면 관리 불가

현재 SK텔레콤·KT 등 통신사는 3세대(G) 무제한 요금제에서 특정 사용자가 하루 일정량 이상의 데이터를 쓸 경우 속도를 인위적으로 낮추도록 약관에 반영해 놓았다. 하지만 새 가이드라인은 이러한 약관을 용인하지 않을 전망이다. `초다량이용자 제한`이 예시로 반영됐던 이전 가이드라인에서 `망 혼잡 시, 초다량이용자에 대한 제한`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정태철 SK텔레콤 전무는 “새 가이드라인에 충실하려면 망 장애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며 “통신사로서는 지속적으로 조마조마한 상황을 겪어야 하는 강한 규제”라고 말했다. 김효실 KT 상무도 “통신망 관리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망 중립성 논란을 부채질했던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의 트래픽 관리에 대한 기준도 강화됐다. 요금제에 따라 mVoIP 허용 수준을 달리 규정했던 예시 조항이 새 가이드라인에서는 삭제됐다. 이 때문에 통신사가 지금의 mVoIP 약관을 유지할 경우 상당한 반발에 부딪힐 전망이다. mVoIP는 사실상 트래픽보다는 통신사의 수익성과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통신사는 mVoIP에 대한 관리를 `경제적 트래픽 관리`라 정의하며 이 역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정 전무는 “mVoIP를 아무런 제한 없이 허용한 미국·네덜란드·칠레는 요금에 대한 규제도 없는 나라”라며 “요금은 요금대로 규제를 받고 mVoIP 관리도 규제를 받는 것은 균형을 잃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비자단체·CP “여전히 부족…일부 조항 바꿔야”

이에 대해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이사는 “경제적 트래픽은 서비스 품질의 문제가 아니며, 차단을 허용하는 것은 가이드라인 안에 전혀 다루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의 `관리 가능하다`는 해석에 대한 반론이다.

정혜승 다음 실장 역시 “가이드라인에 차단을 할 수 없도록 해놨지만, 세부적인 기준안에서 허용할 수 있다는 아전인수격 해석이 많다”며 “오해가 나오지 않게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콘텐츠제공사업자(CP)인 네이버의 정민하 실장은 “비표준 기술이 망 혼잡을 유발할 때 우선 차단할 수 있다는 조항은 대원칙 중 하나인 `비례성` 원칙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서비스 단위 차단을 명시한 조항 자체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통신사가 특정 서비스를 차단할 수 있는 조건이 강화됐지만, 여전히 불공평한 임의적 차단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김경만 미래부 과장은 “mVoIP과 요금제에 대한 기준을 조만간 명확하게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새 가이드라인이 기존안(2011년 12월 마련)에 비해 바뀐 점

같은 가이드라인, 상반된 해석…"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가이드라인" 지적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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