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정직 지수와 윤리 의식이 낮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센터장 안종배)가 자체 조사한 결과 청소년의 47%가 10억 원이 생긴다면 죄를 짓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응답하고 이웃 어려움과 관계없이 나만 잘 살면 된다고 36%가 답하는 등 윤리 의식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리연구센터는 올해 6월부터 전국 2만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했으며 유효 응답자 1만172명을 분석한 결과 청소년 청소년 전체 정직지수는 74점으로 나타났다. 학년별로는 초등학생 84점, 중학생 72점, 고교학생 68점이었다.
`10억원이 생긴다면 잘못을 하고 1년 정도 감옥에 들어가도 괜찮다`는 항목에 대한 2013년도 조사 결과 초등 16%, 중학 33%, 고교 47%가 괜찮다고 응답해 2012년의 초등 12%, 중학 28%, 고교 44% 보다도 전체적으로 윤리의식이 더 떨어졌다.
청소년은 잘못에 대해 타인이 보고 있거나 자신에게 직접 처벌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에 대해서는 매우 정직한 것으로 응답했으나 타인이 못 보거나 자신에 처벌이 없을 가능성이 있는 잘못에 대해서는 별 문제의식이 없는 것으로 응답했다. 가령 `시험 보면서 컨닝한다`는 초등 96%, 중학 93%, 고교 92%가 컨닝하면 안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비슷한 항목인 `친구 숙제를 베껴서 낸다`는 초등 30%, 증학 69%, 고교 78%가 괜찮다고 응답했다.
`인터넷에서 영화 또는 음악 파일을 불법으로 다운로드 한다`는 항목에 대해 초등 20%, 중학 58%, 고교 79%가 그렇다고 응답했고 `숙제를 하면서 인터넷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베낀다`는 항목은 초등 47%, 중학 56%, 고교 64%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큰 편차를 보이는 것은 인터넷 등 발달되는 기술에 비해 청소년의 도덕 교육이 변화에 맞추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사를 주관한 안종배 한세대 교수는 “학력이 높아질수록 사회생활에 많이 노출될수록 청소년의 정직지수가 낮아지는 것은 우리사회의 투명시스템과 투명가치가 아직 미약하고 개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는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의 윤리연구센터에서 2010년부터 국내 청소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올해에는 청소년 1만172명(초등학생 3086명, 중학생 3520명, 고교학생 3566명) 응답을 기초로 분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1.0 %p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