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 마케팅` 탈피한 캐논 카메라 감성 광고 `눈길`

카메라 업계가 `셀카` 기능을 강조하며 여성스타를 활용한 `여신` 마케팅에서 눈을 돌렸다.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강조하면서도 소비자 감성을 건드리는 광고 전략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6일 카메라업계 선두업체인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은 신제품 카메라 EOS 70D의 TV광고에서 신기술을 활용한 감성광고를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광고는 와인잔의 표면을 천천히 문지르는 연주자의 손을 잡는 것부터 시작한다. 연주자가 리드미컬하게 움직일수록 잔속에 물이 진동하면서 맑고 영롱한 소리를 낸다. 영상은 시종일관 연주자의 모습과 잔을 비추는데 집중한다.

영상의 주인공은 체코 출신의 `워터 글라스 하프` 연주자 페트르 스파티나다. 신제품 광고의 주인공이 돼야할 카메라는 마지막으로 캐논 로고가 등장할 때가 유일하다. 광고 영상은 파격적으로 60초 분량으로 편집됐지만, 제품이 등장하는 장면은 총 5초가 채 되지 않는다.

캐논코리아는 워터글라스 하프 연주를 통해 캐논의 EOS 70D의 뛰어난 오토포커스(AF) 성능을 자연스럽게 전달했다. 이 제품은 신기술 Dual Pixel CMOS AF를 탑재해 캐논 렌즈교환형 카메라 중에서도 가장 빠른 AF 속도를 자랑한다. 출시 전 사전예약판매가 하루 만에 매진될 정도로 기대를 모았던 제품이다.

캐논코리아는 감성광고가 브랜드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판단해 광고를 제작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입문자부터 중급, 하이엔드제품까지 고루 인기를 모으며 역대 최대 매출인 4100억원을 거둔 바 있다.

최근 이처럼 혁신 제품이지만, 기능보다는 소비자 감성을 자극하는 광고는 전자, 자동차업계 전반에 퍼져나가는 추세다. 풍부한 자연 이미지를 전달한 삼성전자의 커브드 OLED TV와 현대자동차의 소나타 광고 `빗방울`편이 대표적이다. 특히 소나타 광고는 자동차광고업계의 공식인 자동차 주행 장면을 아예 빼버렸다. 자동차 전체 외관이 등장하는 장면은 하나도 없이 이미지와 소리만으로 상상하게 만든다.

캐논코리아 관계자는 “다른 성공사례처럼 뛰어난 제품일수록 기능을 장황하게 설명하기보다 제품 고유의 가치를 전달하고 장기적으로 구매하고 싶도록 유도하는 게 광고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캐논코리아는 향후 이 광고를 15초, 30초 분량 광고로도 추가 제작해 공개할 예정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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