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 수익 은행들, 1670억원 아까워 소상공인 보증 외면

국내 금융사들이 최근 5년간 40조가 넘는 순이익을 내고도 올해 순이익이 줄었다는 이유로 1670억원에 불과한 소상공인 보증지원 출연 인상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박완주 의원(민주당)이 국무조정실로부터 제출받은 `지역신용보증재단 관련 금융위원회-중소기업청 간 조정회의 결과`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중기청의 출연요율 인상 요구가 금융위 반대로 무산됐다.

기재부와 중기청은 2012년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잔액과 출연금은 12조8000억원과 1580억원이다. 이중 금융기관은 670억원을 출연했다. 이를 통해 75만개 소기업·소상공인 업체를 보증하고 있다. 올해 보증계획은 15조원으로 안정적 보증재원을 위해 금융기관의 법정출연요율 상향이 필요하다.

기재부와 중기청의 요구는 보증규모가 증가하면서 정부와 지자체 재정부담이 가중된 만큼 현재 0.02%인 금융기관의 출연요율을 0.07%로 상향해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출연요율이 0.07%로 상향되면 금융권이 출연하는 금액은 약 1670억원 늘어난 2350억원이 된다. 지난 8월과 9월 두 차례 `지역신용보증재단에 대한 금융기관의 출연요율 상향`을 안건으로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에서 열렸지만 금융위원회가 이를 반대해 모두 무산됐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권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8% 하락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급격한 출연요율 인상이 금융기관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이유다.

하지만 국내 금융기관의 2008∼2012년 당기순이익은 44조4000억원에 달해 수익을 실현해 수익악화를 이유로 출연금 거부는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다.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도 1.90%로 비교적 낮다.

특히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지역신용보증재단에 금융기관이 출연한 금액은 3993억원이 전부다. 지역신용보증재단이 금융기관에 대위변제한 금액인 2조7301억원의 14.6%에 불과하다.

운용배수 선정방식도 지역신보는 불합리하게 운영됐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서는 보증한도를 기본재산과 이월이익금의 합계액의 20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운용되지만, 지역신용보증재단 재보증은 운용배수 개념 없이 당해 연도 총 예상 지출에서 부족한 금액을 정부재원으로 출연한다. 박완주 의원은 “5년간 40조원 이익을 내고, 올해 2분기 이익이 1조원에 불과해 출연에 참여하지 못하겠다는 금융권을 어떻게 이해할지 모르겠다”며 “이 같은 상황이라면 올해 소상공인 재보증사업에 제동이 걸려 목표도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역신용보증재단= 지역별로 담보력이 부족한 소기업·소상공인의 채무를 보증하려고 지역신용보증재단법에 따라 설립된 보증기관(16개 재단)이다. 정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과 지역 내 금융기관과 기업 등의 출연금으로 재단 기본재산을 조성 또는 확충하고 있다. 이를 재원으로 하여 금융기관의 대출보증을 중심으로 지급보증의 보증, 시설대여 보증, 이행 보증 등의 보증업무를 수행한다.

최근 5년간 국내은행 당기순이익 (단위: 조원)

* 지역신보 대위변제 및 출연금 비교 (단위 : 억원)

2012년 보증시장점유율 및 출연비중 현황 (단위 : 조원, %) >

* ( )는 전체 보증잔액 및 출연요율 대비 보증기관별 비중(A, B, C / D)

** 지역신보 금융기관 출연은 `06년 시작

40조 수익 은행들, 1670억원 아까워 소상공인 보증 외면
40조 수익 은행들, 1670억원 아까워 소상공인 보증 외면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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