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435>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세 가지 금

어느 날 남편이 부인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금 세 가지를 말했다. 바로 `황금` `소금` `지금`이라는 것이다. 뭐니 뭐니 해도 화폐가치로서 최고의 금에 해당하는 황금은 가치가 오르락내리락 하지만 여전히 소중한 자산임에는 틀림없다. 두 번째 소중한 금은 소금이다. 만약 소금이 없다면 오랫동안 유지하지 못하고 썩어서 없어질 게 생각보다 많다. 생선이 소금에 절이는 고통을 거부한다면 썩는 수밖에 없다고 고(故) 정채봉 동화작가가 말한 적이 있다. 그만큼 세상의 빛과 소금처럼 요리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양념이 소금이다.

황금과 소금이 제 역할을 다한다고 해도 지금 무엇인가를 할 수 없으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갈 것이다. 가장 소중한 시간도 지금이다. 지금 행복한 사람이 다음에도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 하고 싶은 일을 다음으로 미룬다면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부인은 그것보다 더 소중한 금이 세 가지가 있다고 대답했다. `지금` `현금` `입금`이라는 것이다. 뭐니 뭐니 해도 현금은 지금 입금해주면 그것이 제일 행복하다는 설명이다. 요즘은 선물도 현금으로 주는 일이 많아졌다고 한다. 지금 현금으로 입금해주면 그것보다 더 좋은 선물이 없다는 의미다. 이 말을 듣고 남편이 부인에게 대답했다. 가진 현금이 많지 않아 지금, 조금, 입금한다고 답했다. 조금밖에 안 되는 현금이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입금한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아내의 마지막 대답은 그야말로 화룡점정이다. 방금, 조금, 출금했다는 것이다. 조금밖에 입금시키지 못한 남편의 현금을 곧바로 조금 출금했다는 대답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물(物)에 빠진 사람들의 물욕(物慾)은 현금으로 충족될 수밖에 없는 우리 사회의 아픈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듯하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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