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이맹희, 선친 유지 놓고 `공방` 지속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남긴 차명재산을 두고 장남 이맹희씨와 삼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벌인 상속 소송의 항소심에서 양측이 선친의 `유지(遺志)`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맹희씨는 삼성전자·생명 등 그룹 핵심 계열사를 물려받은 이건희 회장의 단독 상속이 선친의 뜻과 다르다고 주장했고 이건희 회장은 선친 유지대로 상속이 이뤄졌다고 맞섰다.

1일 서울고법 민사14부(윤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두 번째 재판에서 이맹희씨 측은 이병철 회장 사후 삼성그룹을 수습하는 역할을 한 `승지회(承志會)`를 언급했다. 이맹희측 대리인은 승지회가 장남 이맹희씨 부인인 손복남 CJ그룹 고문, 장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삼남 이건희 회장, 막내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소병해 전 비서실장 등 5명으로 구성됐다고 전했다.

이맹희 특은 선대 회장이 승지회를 통해 이건희 회장의 일방적인 경영을 통제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건희 회장 대리인은 선대 회장이 생전에 이건희 회장에게 그룹 지배권과 경영권을 넘겨주기로 한 것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맹희씨도 자서전에서 이런 내용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 대리인은 “주요 계열사는 이건희 회장에게 증여하고, 나머지 작은 계열사를 다른 자녀에게 먹고 살만큼 나누는 것이 선대 회장의 가장 큰 원칙였다”고 강조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11월 5일 오후 2시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