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업구조 개편·경영 승계 가속화
삼성이 그룹 지주사인 삼성에버랜드와 주요 계열사의 정리로 몸집 불리기를 시도하고 있다. 삼성은 경영 효율화를 위한 사업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표현하지만, 삼성의 사업구조 개편은 마치 거미줄같은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는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도 직결된다.
삼성의 지배구조는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식 수직계열화가 이미 이뤄졌다.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의 주식 19.34%를 보유하고, 다시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지분 7.57%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구성된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생명 20.76%로 약 80여개의 계열사를 둔 그룹을 지휘한다.
이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에버랜드의 지분 25.1%를 가졌고, 삼성생명 지분은 이 회장 다음으로 많은 19.34%의 지분을 자랑한다.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경영기획 부사장이 에버랜드의 지분 8.3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삼성 3세들이 최대주주이자 비상장주식회사인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가 향후 그룹이 분리될 때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 등 경영권 승계를 위한 주요 포석이 될 전망이다.
총수일가는 지주사인 삼성에버랜드의 지분 40%를 넘게 보유해 지배구조는 탄탄하지만 사실상 삼성 계열사 중 가장 중요한 사업부인 삼성전자의 지분율은 4.09%로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향후 삼성은 복잡한 계열사 간 지분 구조를 단순화하고, 비상장회사를 상장해 주요 사업부인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제일모직 등의 지분을 공고히 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삼성의 지배구조는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을 정점으로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카드, 삼성화재 등 16개로 복잡하게 얽힌 순환출자구조로 이뤄졌다. 특히 삼성은 삼성생명, 삼성카드 등 금융·보험사가 순환출자구조의 핵심을 형성한다. 총수가 있는 대기업 집단 중에서도 금융·보험사가 출자한 비금융 계열회사가 가장 많다(15건)는 지적을 받았다.
주요 사업부인 삼성전자도 지배구조에서 예외일 수 없다. 삼성전자가 20% 상당 지분을 보유하는 계열사만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윈,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삼성경제연구소 등이 있다. 삼성 총수일가의 삼성전자 지배 지분은 금융계열사에 비해 약하지만, 삼성에버랜드, 삼성생명 등을 확보한 지분으로 사실상 그룹의 중추적 사업부로 자리 잡았다.
삼성물산 역시 그룹의 모태 기업으로 삼성전자의 지분 4.06%을 보유하며, 최근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까지 확보한 상황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 역시 지분 13.1%를 보유한 제일모직으로 장기적으로 건설, 소재 부분을 맡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영향력 아래 놓였다.
이외에도 삼성이 거느리는 회사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화재,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삼성SDI, 삼성카드, 삼성전기, 제일모직, 삼성증권, 삼성테크윈, 삼성정밀화학, 호텔신라, 아이마켓코리아, 제일기획, 크레듀 등 17개가 상장된 상태다. 비상장사 60개도 직간접적으로 계열사 간 지분출자가 이뤄져 있다.
※ 삼성의 순환출자 현황(2013,4.1기준) 출처:공정거래위원회
※ 삼성의 금융·보험사 소유구조상 역할(2013,4.1기준) 출처:공정거래위원회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