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향후 나타날 사업 재편은...건설, 소재 `리더십`

삼성 사업구조 개편·경영 승계 가속화

삼성의 다음 조직개편은 건설 및 소재가 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계열사 간 사업부문 매각, 흡수합병이라는 `강수`를 두면서 차기 성장동력 확보를 시작한 만큼 속도를 낼 것으로 점쳐졌다. 잘하는 회사 중심으로 리더십을 모아주고,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산업 간 융합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내부 경쟁을 통한 단기 성과에 치중하기보다 삼성전자의 성공사례에 비춰 규모의 경제를 갖추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이 주도하는 스마트폰이나 부품사업에 비해 다른 사업들은 1위 업체와 후발업체 간 성장추이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추가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효율적 투자가 불가피하다. 삼성물산과의 합병이 점쳐지는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4분기 적자전환 이후 수주부진으로 인한 실적 악화에 대표이사 경질이라는 악재를 겪었다. 삼성의 화학, 소재부문은 전자부문에 비해 글로벌 경쟁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에 건설부문은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삼성에버랜드 4개 기업이 참여할 만큼 `레드오션`이 진행됐다.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인수(1.82%)를 단순 투자 목적이라는 보기 어려운 배경이다. 건설부문 올해 예상 매출이 11조7000억원을 상회하는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을 합병하면 현대건설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1위 건설·시공회사로 등극도 노려볼 수 있다.

화학, 신소재 부문도 마찬가지다. 케미컬과 전자재료 사업부문으로 사업중심이 전환된 제일모직이 계열사 사이에서도 주도적 역할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삼성전자·삼성SDI·제일모직·삼성정밀화학·삼성코닝정밀소재 5개 계열사가 참여한 전자소재연구소는 삼성의 취약한 소재기술력을 세계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전략적 투자를 감행한 조직으로 제일모직이 주축이 됐다.

삼성은 과거에도 삼성전자와 삼성테크윈이 디지털광학기기 사업을 놓고 경쟁을 벌이자 중장기적 차원에서 통합하는 등 삼성은 투자 중복 사업 조정을 몇 차례 거친 바 있다. 그동안 경기불황으로 인한 `먹거리 부재`에서 시작된 경쟁심화 및 산업 융합에 따른 사업부 간 중복투자가 수년간 진행된 만큼 교통정리 차원의 사업부문 조정은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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