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슬라이드 1년 "카피캣 업체요? 운영 노하우는 카피할 수 없다"

스마트폰 이용자는 하루 평균 55번씩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는 통계가 있다. 노출 빈도가 높은 첫 화면을 잡아야 하는 이유다. 이를 장악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인데, 배경 화면을 모두 잡는 론처(launcher) 방식과 잠금 화면만 잡는 락커(locker) 방식으로 나뉜다.

Photo Image

론처는 최근 NHN·다음 등 대형 포털이 뛰어들면서 치열하게 경쟁 중이지만 락커는 여전히 NBT파트너스가 운영하는 캐시슬라이드가 대세다. 지난해 9월 17일 법인을 설립한 지 약 1년 만에 내놓은 성과다. 박수근 대표는 “슬라이드 서비스를 그대로 베낀 카피캣 업체가 10여곳이 나왔지만 여전히 업계에서 선두”라며 “캐시슬라이드를 다양한 콘텐츠로 가득 찬 개인화된 미디어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계속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시슬라이드는 지난 6월 기준 매출 규모가 20억원을 넘어섰다. 손익분기점은 올해 초에 이미 넘겼다. 1년을 갓 넘긴 신생 스타트업이 거둔 성과라고 믿기 힘들 정도다. 현재 750만 다운로드를 넘어 연말까지 1000만 다운로드가 목표다. 직원 수도 일본 법인 4명을 비롯 45명으로 늘었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성장한 셈이다. 이를 인정받아 지난 7월 CJ창업투자, MVP창업투자,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총 40억원을 투자했다.

“무조건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파도를 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해 보스톤컨설팅그룹(BCG)을 나와 법인을 설립하고 3개월간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했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잠금 화면을 활용한 새로운 미디어를 만들어야겠다고 정했습니다. 결국 이용자를 모으는 게 관건이더군요. 그래서 `리워드` 형식을 빌렸습니다. 가식적인 보상을 해주면 이용자들이 늘테니까요.”

박 대표 예측은 맞아 떨어졌다. 서비스 초기부터 반응이 뜨거웠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스마트폰이라는 개인화된 기기를 활용한 타겟 마케팅이 가능해졌다. 이용자는 기존 리워드앱에 비해 스마트폰 사용 행태를 전혀 바꾸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 “이용자 마케팅을 직관적으로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캐시 슬라이드라는 이름도 슬라이드(밀면) 캐시(돈)를 준다라는 뜻으로 지은 겁니다. 첫 달에 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면서 광고주들도 뉴미디어에 대한 거부감에서 또 하나의 채널이라는 인식으로 서서히 바뀌었습니다.”

캐시슬라이드는 성과를 기반으로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가장 먼저 보는 잠금화면을 콘텐츠로 채워, 모바일에서 네이버와 경쟁할 수 있는 콘텐츠 포털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박 대표는 “쇼핑슬라이드, 맛집슬라이드 등을 통해 콘텐츠 제공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며 “제휴 업체나 분야도 점차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캐시슬라이드는 세계 최초로 잠금 화면을 활용한 미디어다. 최근 미국·중국에서는 캐시슬라이드를 그대로 베낀 업체들이 서비스를 내놨다. 서비스 메뉴 이름도 똑같을 정도다. 억울할 만도 하지만 박 대표는 웃어 넘겼다. 그는 “아무리 비슷한 서비스라도 200만명에게 80만개 광고를 `쏘는` 운영 알고리즘이나 백단에서 운영하는 시스템 노하우는 캐시슬라이드를 따라올 수 없다”며 “동시다발적으로 해외에 나가기보다는 차근차근 광고주를 소싱하는 형태로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