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석탄화력발전 사업권을 가지고 있는 동양파워 경영권 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양은 경영권을 유지한 상태에서 동양파워 지분을 매각한다는 입장이지만 그룹 차원 자금 확보가 여의치 않아 타 기업으로 사업권 이전이 예상되고 있다. 동양파워의 경영권이 넘어가면 STX에너지에 이어 두 번째 석탄화력발전 사업권 매각이 이뤄지는 셈이다.


동양파워는 현재 지분 매각과 관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다. 26일 동양 관계자는 “방침은 경영권을 유지한 상황에서의 지분 매각이지만 현재로서는 어떠한 상황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동양파워 매각 소식은 9월 초부터 제기됐다. 상반기 중 대규모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시멘트 등 주력을 제외한 사업부문 매각에 나섰지만 자금 확보가 늦어지면서 차세대 주력으로 키우려 했던 발전 부문까지 매각 대상에 포함시킨 셈이다. 동양은 올 초부터 섬유와 레미콘 부문을 매각하면서 정체사업 청산에 속도를 냈다. 여기에 가전 부문인 동양매직 매각으로 구조조정 의지를 보여주려 했지만 지난 7월 매각 대상자를 교원그룹에서 KTB 컨소시엄으로 바꾼 후 관련 작업이 지연되는 모습이다.
동양파워 경영권 매각 가능성은 자매기업인 오리온이 동양의 지원 요청을 거절하면서 크게 불거졌다. 여기에 동양의 회사채 발행까지 금융감독원이 막아서면서 계열사 매각 외에는 다른 방안이 없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의 어머니인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이 오리온 주식 15만9000주를 동양네트웍스에 증여하기는 했지만 현재로서는 동양네트웍스 재무구조가 개선됐다는 것 외에 의미는 없다.
업계는 다음달까지 5000억원, 연말까지 1조원이 넘는 채권이 만기가 도래하는 동양의 상황을 고려할 때 경영권 유지선에서 동양파워 지분 매각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STX에너지 사례처럼 이를 인수하려는 측은 일부 지분 확보보다 사업권을 가져가려 할 것이라는 게 시장 관측이다.
공동 출자사인 한국중부발전과의 관계도 변수다. 중부발전은 동양파워의 삼척화력발전사업이 진행되면 공동 출자로 지분 33%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경영권 유지를 전제로 할 때 동양파워가 매각할 수 있는 지분은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중부발전은 동양파워의 경영권이 이전되면 해당 사업자와 같은 조건에서 공동 출자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매각 작업도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삼척화력발전소 가치는 1조원으로 언급되고 있지만 비현실적 가격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STX에너지가 석탄발전과 함께 유류 유통, 자원개발, 태양광 사업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1조원이 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인수 대상자 대부분이 이미 착공에 들어간 STX에너지 북평화력 사업권 경쟁에 참여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동양파워 매각과 관련해 A사와 이미 한차례 협상이 있었지만 현재는 결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삼척화력발전이 확실한 부지가 있기는 하지만 사업 초기인데다 대체 매물이 시장에 나와 있어 매각 작업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파워 삼척화력발전 사업 일지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