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하려면 4조원이 훌쩍 넘는 비용이 더 든다는 진단이 나왔다. 해외 생산기지가 미국으로 회귀하는 `리쇼어링(Re-shoring)`이 확산되는 가운데 메이드 인 USA 아이폰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26일 포브스는 IHS의 아이폰5S 부품 조사 자료를 근거로 들며 아이폰을 만약 미국에서 만들 경우 42억달러(약 4조5100억원)의 조립비와 세금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예측했다.
42억달러 중 36억달러(약 3조8700억원)는 미국 정부에 내야 할 세금이고, 6억달러(약 6450억원)는 추가 인건비다. 지난해 판매한 아이폰 대수를 대략 1억5000만대로 가정하면 스마트폰 한 대당 추가 인건비를 4달러로 계산했다. 4달러는 모토로라 `모토X`의 미국 내 생산에 대당 추가된 조립 금액이다. IHS는 애플의 아이폰5S 부품 단가를 분석해 조립 비용이 대당 8달러(약 8600원)라 분석했다. 미국이라면 12달러로 증가하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천문학적 세금이다. 애플이 미국이 아닌 해외에서 만들어 해외에 아이폰을 판매하면 법인세율이 수익의 2%에 불과하다. 미국에서 만들어 해외로 판매하는 물량에 대한 법인세율은 30%가 넘는다.
포브스는 “애플이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금 부담”라 분석했다. 아이폰이 애플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가정하고 이 중 40%가 미국에서 판매된다면 추가 세금이 36억달러에 이른다고 계산했다.
애플이 져야 할 막대한 비용 부담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단지 비용의 문제만은 아니다. 포브스는 “폭스콘·페가트론 등이 고용한 수십만명의 아이폰 생산 인력을 대체할만한 거대 인프라가 미국에 없다”고 봤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힘입어 애플이 `맥프로` PC를 미국에서 생산할 계획인 가운데 핵심 매출원인 아이폰 미국 생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