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채널 스피커에서 서로 다른 굉음이 터져 나온다. 화면을 보지 않고도 오른쪽, 왼쪽, 앞, 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AMD가 그래픽프로세서(GPU) 판도를 바꾸겠다며 출시한 새 그래픽카드 `라데온 R9` 시리즈에 적용된 `트루오디오` 기술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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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는 25일(현지시각) 미국 호놀룰루에서 차세대 그래픽카드 시리즈를 대거 출시하면서 오디오 기술을 집중 조명했다.
매트 스키너 그래픽 사업부문장(부사장)은 “지난 2009년 프로그래머블 영상 기술 `섀더스(Shaders)`를 선보였다면 이번에는 프로그래머블 오디오 엔진인 트루오디오 기술로 게임 오디오의 혁명을 몰고 왔다”고 자평했다. 영상과 음향이 조화를 이뤄 게임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는 설명이다. 젠오디오, 오디오키네틱 등 음향 회사와 협력해 만든 기술이다.
CPU가 오디오 기능을 구동하거나 별도 디지털시그널프로세서(DSP)가 오디오 기능을 구동 시켰던 기존 그래픽카드와 달리 AMD는 DSP에 오디오를 아예 통합한 `트루오디오 DSP`를 만들었다. 각 오디오 프레임마다 1024개 샘플이 쓰여 최적의 소리를 찾아낸다.
이날 출시한 제품은 라데온 R9 280x(메모리 GDDR5 3GB)·290(4GB)·290x와 R7 250(1GB)·260(2GB)·270x(2GB) 등이다. R9은 고사양 게임과 전문가용, R7은 보급형 버전이다.
최고 사양인 R9 290은 그래픽코어넥스트(GCN)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다이렉트X11.2를 지원하고 5테라플롭스(TFOPS) 이상 성능을 구현했다. 트랜지스터도 60억개 이상 사용됐다. 업계 처음으로 초고선명(UHD, 4K) 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지원한다.
AMD는 엔비디아 그래픽카드 `타이탄`과 경쟁하는 모델로 기대를 모은 `R9 290x(코드명 하와이)`의 상세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AMD 관계자는 “R9 290x는 아직 가격도 정해진 바가 없다”며 “10월 중순 출시에 즈음해 상세한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유출된 R9 290x를 벤치마크 테스트한 결과 타이탄과 유사하거나 더 나은 성능의 제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경쟁사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출시하는) AMD 가격 정책에 맞춰 성능 조정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호놀룰루(미국)=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