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임금 상승과 고령화, 젊은층의 힘든 일 기피 경향 증가로 로봇을 사용하는 생산 공장이 급속하게 늘어난다. 사람이 하기 힘든 일을 대신하고 24시간 가동하는 등 다양한 이점이 있지만 일자리 부족과 기업의 고용 유연성 저하를 불러온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은 공장에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중국 기업이 증가하고 있으며 5년 내 생산 현장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제로봇연합은 중국의 산업용 로봇 출하량이 지난해 2만6000대에서 2015년 3만5000대로 증가할 것으로 점쳤다.
ABB, 쿠카 등 전문 제조사뿐 아니라 델타일렉트론이나 폭스콘 같은 전자업체도 로봇을 만든다. 시각과 촉각, 학습능력을 갖춘 고성능 휴머노이드 로봇부터 중국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일을 대체할 로봇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공장의 부족한 젊은 인력을 보충하는 역할이다.
오랫동안 휴대폰 어댑터를 제조해온 대만 업체 델타일렉트론은 지난해 로봇 사업에 뛰어들었다. 중국 생산공장에서 인간 노동자를 대체할 수 있는 저렴한 로봇을 제작하는 게 목표다. 얀시 하이 델타일렉트론 대표는 “자동화가 중국 제조 산업의 미래라는 것은 명확하지만 관건은 로봇의 가격을 낮추는 것”이라며 “우리는 로봇 부품의 60% 이상을 자체 제작하기 때문에 충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델타일렉트론은 관절 4개로 이뤄진 팔로 부품을 조립하는 로봇을 테스트 중이다. 2016년 이전에 현재 사용되는 로봇 가격의 절반 이하인 1만달러(약 1100만원)가량의 제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게 목표다.
프로그래밍 조작이 쉽고 사람을 도와 일을 할 수 있는 똑똑한 미래형 로봇도 나온다. ABB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7개 관절을 가진 팔 두 개로 정밀한 업무를 처리한다. 사람이 건드리면 동작을 멈추는 등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가격은 공장 근로자 임금보다 비싸지만 평균 임금이 매년 상승하면서 간격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사람의 노동력이 저렴하기 때문에 로봇이 중국 전역에 폭넓게 확산되려면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가격이 충분히 낮아져야 하고 기술적 제한도 해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폭스콘도 이런 이유로 내년까지 로봇 팔 100만개를 도입하기로 계획했었지만 수년 후로 연기했다.
한 산업 전문가는 “주문이 줄면 인력을 줄이면 되지만 로봇은 그럴 수가 없어 인력 고용의 유연성이 저하되는 등 다양한 도전사항이 존재한다”며 “이런 과제를 해결해야만 본격적인 자동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