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만 해도 사양길을 걷던 국내 음악 산업이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에 힘입어 부흥기를 맞았다. 2000년대 중반 3500억원 규모로 축소된 시장이 올해 1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온라인 음원시장의 비중이 90%에 이른다. 저작권 시장도 급부상하면서 박진영·G-드래곤처럼 저작권료만 연간 10억원이 넘는 뮤지션들이 속속 등장했다. 싸이는 유튜브에 올린 뮤직비디오로 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랐고,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활성화하면서 실력 있는 가수 지망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길도 많아지고 다양해졌다. 이들이 또 다시 K팝 발전에 기여하면서 우리나라 음악 시장은 이제 코리아를 넘어 글로벌로 커나가는 `성장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음악 산업만이 아니다. ICT가 결합하면서 기존 산업 속성이 변하고 새 시장이 만들어졌고 더 많은 인재가 몰리는 커다란 변화의 물결이 다른 산업에도 확산하고 있다. 제조업도 예외는 아니다. 3D프린팅과 결합되면서 원격 소규모 맞춤 생산뿐만 아니라 인공장기 프린팅 같은 전혀 새로운 바이오 산업분야가 급부상했다.
이제 창업 시장 차례다. ICT 발전으로 괜찮은 아이디어 하나만 있으면 창업해서 꿈을 펼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창업이 모든 이에게 미개척의 노다지가 될 수는 없다. 75%의 벤처기업이 실패한다는 통계만 보더라도 구글·페이스북의 성공 뒤에 얼마나 많은 벤처기업의 실패가 가려져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새 시대에 맞는 창업 전략과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있다면 창업자들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새 단장을 앞둔 `창조경제타운`이 반갑고 설레는 이유다.
창조경제타운은 아이디어 발굴부터 자금 지원, 컨설팅 등 창업과 관련한 모든 것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종합 포털이다.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창조경제타운에 아이디어를 올려 공유하거나 거래할 수 있다. 우수 아이디어로 선정되면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직접 창업할 수도 있다.
창조경제타운이 활성화하려면 우리가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해 열린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정부와 민간에서 운영하고 있는 우수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많다. 대한민국 최초 복합 창업 생태계 허브인 `디캠프(D.CAMP)`와 앱 개발자들의 원스톱 인큐베이팅센터인 `에코노베이션`과 `클라우드 인큐베이션센터`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새로운 것을 만들기보다는 기존 창업지원 프로그램들과 시너지를 창출하고 모든 참여자가 100% 자기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뒤에서 조율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돼야 한다.
창업자가 떠안는 초기 투자 리스크를 완화할 마중물 역할도 창조경제타운이 맡아야 할 과제다. 사업 성공 가능성이 보이는 벤처라면 벤처캐피털 등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벤처가 그 관문에 도달하기 전에 사장되는 것이 현실이다. 창업 지원 모범사례로 꼽히는 이스라엘 정부는 요즈마 펀드를 조성해 벤처 기업에 투자하고, 만약 그 기업이 실패할 경우 투자금을 회수하지 않는다는 파격적인 운영방침을 세워 벤처기업의 초기투자 부담을 낮췄다. 덕분에 이스라엘은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나스닥 상장 기업을 갖고 있는 세계적인 창업 국가로 우뚝 섰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선배 기업의 역할이다. 성공한 벤처 기업가는 가장 좋은 창업 멘토다. 대기업은 초기 창업펀드에 투자하거나 벤처기업이 매각을 통해 수익을 실현하거나 재투자할 수 있도록 인수합병(M&A)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실리콘밸리 역시 성장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대학·선배 기업인의 도움이 있었기에 지금의 명성을 가질 수 있었다. 창조경제타운을 중심으로 창업 생태계의 모든 참여자가 함께 힘을 모아 한국형 실리콘밸리의 성공신화를 창조해나가길 바란다.
유태열 kt경제경영연구소장 yooty@k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