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인센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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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프랑스가 베트남을 식민 통치하던 때다. 사방에 출몰하는 쥐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묘안으로 쥐를 잡아온 사람들에게는 한 마리당 일정 댓가를 지불하기로 했다. 쥐를 잡는데 인센티브를 부여하면 쥐가 감소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현지인들이 쥐를 사육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센티브 시스템은 자본주의체제에서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중요한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대강 무임승차하려는 사람과 실제 열의를 갖고 결과를 내는 사람을 구분해 보상하는 게 핵심이다.

인센티브의 가장 큰 장점은 조직내 동기부여다. 하지만 `쥐 사육` 같은 허점이 나타나기도 한다. 단기성과 올리기에 급급하는 일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대기업 경영진들이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을 아무리 외쳐도, 실무부서에서는 협력사에게 부품단가 인하 압력을 가한다. 우리 부서 인센티브를 올리기 위한 조치다.

때로는 인센티브가 혁신적 도전을 막는다. `잘 나가는 사업을 지키는 것이 신사업을 벌였다가 지금 성과까지 깎아먹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 만연한 경우다.

대기업들이 다음달부터 사업부별 업적평가와 연말 인사를 위한 평가 시즌에 돌입한다. 벌써 `어느 사업파트가 최고 인센티브를 받을 것이다`, `어느 임원이 공을 인정받아 승진 대상이다`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인센티브 장점을 극대화하려면 공정한 평가가 핵심이다. 자칫 불공평하다는 인식을 주게 되면 조직 건전성이 추락한다. 현재 성과 이외에 중장기 회사 성장에 기여한 것도 충분한 평가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조직원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내부 경쟁에 몰입하는 쪽보다 조직 화합에 기여한 인재에게 더 후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 새로운 도전에는 일부 실패가 있더라도 용인하는 문화도 필요한 법이다.

전자산업부 차장·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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