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발 D램 공급부족…세트 기업들 `발등에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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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우시 팹 화재로 인한 D램 공급난 여파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PC 제조업체뿐 아니라 콘솔 게임기 제조업체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비용 절감을 위해 D램 재고량을 줄인 HP외에 7년 만에 플레이스테이션4를 내놓은 소니도 D램 재고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이천 팹 생산 능력을 30% 확대하는 등 공급난 해소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지만, D램 물량 갈증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9월 하반기부터 2Gb DDR3 D램 고정거래가격이 1.58달러에서 1.85달러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우시 팹 화재에 따른 공급부족으로 D램 현물가격이 2주만에 43%나 급등했기 때문이다. 2Gb DDR3 D램 시장 현물거래가는 이미 2.277달러 수준에 육박했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D램 시장 현물가와 고정거래가 차이가 커져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향후 2Gb DDR3 D램 고정거래가가 2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공급 부족이 가장 심각한 곳은 그래픽 D램 시장이다. 그래픽 D램은 영상과 그래픽 처리에 특화된 제품으로 일반 D램보다 많은 용량의 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

오는 11월 마이크로소프트는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 원을 출시한다. 같은 기간 소니도 플레이스테이션4를 내놓는다. 이들 제품의 D램 탑재량은 8GB로 전작(512MB) 대비 16배나 늘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엑스박스 원의 중앙처리장치(CPU) 속도를 1.6㎓에서 1.75㎓로 높였다. 게임·TV·영화·음악 기능에다 인터넷 전화 서비스 스카이프까지 장착하기 위해서다. CPU 성능이 개선된 만큼 그래픽 D램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가 과거 콘솔 게임기 판매량의 절반 수준만 달성해도 올해 전체 D램 수요의 3~4%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더해 중국 저가 스마트패드 제조 업체들의 움직임은 향후 D램뿐 아니라 모바일 D램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업체들은 저가 스마트패드에 모바일 D램 대신 일반 D램을 쓰고 있다. D램 가격이 계속 오르면 모바일 D램을 채택하는 업체도 생길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이천 팹에서 공급량을 늘린다고 해도 연말까지는 4~5% 정도 D램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며 “시장 충격이 모바일 D램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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