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신체 부위로 잠금 해제하는 인증샷 등장…단순한 작동방식 우려
애플이 야심 차게 선보인 아이폰5S의 지문인식 센서가 하루 종일 조롱과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해커 그룹 ‘카오스컴퓨터클럽(CCC)’이 해킹에 성공한 데 이어, 온갖 신체 부위로 손쉽게 잠금을 해제하는 ‘인증샷’들이 올라오고 있다.
23일 미국 IT 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은 23일 아이폰5S의 지문인식 센서인 터치아이디가 지문 외에 다른 신체 부위로도 작동한다며 여러 개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이용자들은 각기 다른 신체 부위를 이용해 잠긴 아이폰을 열고 있다.
터치아이디 센서에 인식되는 신체 부위는 황당하리만치 다양하다. 젖꼭지, 코끝, 발가락은 물론 사람이 아닌 고양이 발로도 스마트폰이 열렸다. 은밀한 신체 부위로 아이폰이 열린다는 증언까지 등장했다.
이는 가짜 지문으로 터치아이디를 뚫었다고 밝힌 CCC의 주장과 궤를 같이 한다. CCC는 이 지문인식 센서가 고해상도의 스캐너에 불과하기 때문에 고해상도의 카피본만 있다면 얼마든지 잠긴 폰을 열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영상 속 주인공들도 아이폰에 미리 인식시켜 놓은 다양한 신체 부위를 갖다 대 잠금을 해제했다. 저장된 이미지와 일치한다고 인식되기만 하면 무엇으로든 잠긴 화면을 열 수 있는 셈이다.
터치아이디 센서를 계기로 지문인식 보안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CCC는 “수년 전부터 말해왔듯, 지문은 보안을 위해서는 어디에도 사용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문은 여기저기 흘리고 다닐 수밖에 없는 정보이기 때문에, 가짜 지문을 만들기란 너무 쉽다”며 위험성을 강조했다. 지문인식으로 작동하는 USB를 만든 아카미 사의 CEO 벤자민 첸 역시 “비밀번호는 바꿀 수 있지만 지문은 바꿀 수도 없다”며 우려를 내비친 바 있다.
출시 이틀 만에 터치아이디가 뚫리고, 웃지 못할 동영상까지 나오면서 애플은 난처한 처지가 됐다. 출시 전부터 나온 지문인식의 위험성에 더해, 터치아이디가 너무 단순하게 작동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그나마 지문이 아닌 다른 신체 부위를 인식하는 영상에서도 정확도는 꽤 높았다는 점, 아직 저장된 지문이 유출된 적이 없다는 점은 다행스런 점으로 꼽힌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트렌드팀
송준영기자 dreamer091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