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자동차 민간시장이 내년을 시작으로 본격 개화함에 따라 아파트 건설사들이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발빠른 시장 대응에 따른 차별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22일 국내 대형 건설사와 전기차 충전기 업계에 따르면 2014년까지 전국에 건축되는 신규 아파트에 약 130기의 전기차 충전기(급속 50기, 완속 79기) 구축을 위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신규 아파트 건설 설계에 반영된 충전기는 616기(급속 67기, 완속 549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전후 완공되는 주요 아파트에만 약 1000기의 충전기 인프라가 구축될 전망이다. 건설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00억원 규모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전기차 민간보급과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크게 기여하게 됐다. 관련 주무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일정 규모 이상의 아파트나 공동주택 등을 대상으로 전기차 충전기 설치 의무화 방안을 마련 중으로 현재는 충전기 구축 의무화 전 단계인 행정 권고 수준이다. 하지만 향후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전기차 충전기 구축이 의무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전에 대응하면서 아파트 편의시설 확충에 따른 가치 상승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향후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판단돼 신규 아파트 건설에 앞서 충전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아파트 브랜드의 친환경 이미지와 입주민 편의에도 효과적이어서 충전 인프라 구축을 점차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단지 내 전기차 운영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완공 후에도 추가 충전설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별도의 전용 주차장도 확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자체와 개별 아파트단지까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송파구는 올해 초부터 주차대수 300대 이상 신규 공동건축물에 전기차 충전기 설치를 건축설계에 반영토록 권고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권고 매뉴얼을 제작해 지역 내 재건축, 재개발, 리모델링, 대형건축 등 건축 사업장에 배부했다. 현재까지 200기 이상이 설계에 반영된 상태다. 또 최근 서울 잠실의 대규모 아파트단지에는 자체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충전 인프라 서비스 업체에 위탁해 전기차 전용 주차장과 충전 인프라 구축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전기차 충전기 업체 관계자는 “아파트 완공 이후 충전설비를 갖추면 추가 공사비용이 더 늘기 때문에 사전에 충전 인프라를 구축해 다가올 시장에 미리 대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표】 주요 건설사의 전기차 충전기 공사 현황 (자료 : 각사 취합)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