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 업계도 무료 배포에 긍정적
개당 5만원 안팎인 콘솔 게임을 공짜로 즐기는 시대가 열린다. 온라인 게임 열풍에도 도도하게 유료 정책을 유지하던 콘솔 게임 업계가 스마트폰 혁명에는 버티지 못하고 손을 든 셈이다. 일본발 무료 바람이 태평양을 건너 미국에까지 상륙할지 궁금하다.
니혼게이자이는 반다이남코가 연내 콘솔 게임 2종을 무료로 배포한다고 16일 보도했다. 대전 격투 게임 `소울칼리버`와 비행 전투 게임 `에이스컴뱃`이 주인공이다.
두 가지 모두 플레이스테이션3용 게임이며 세계 누적 판매 1000만장을 돌파한 흥행작이다. 과거에 나온 게임이 아닌 현재 개발 중인 신작을 연내 완성해 공짜로 뿌린다. 수익모델은 아이템 판매다. 아이템을 쓰면 게임 속 캐릭터를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삼국지` 시리즈로 유명한 코에이테크모도 플레이스테이션3용 `데드오어어라이브` 무료화를 결정했다. 이달 내 공짜로 준다. 캐릭터나 게임 스토리를 늘리려면 돈을 내야 한다. 세가는 100엔에 팔던 인기 퍼즐 게임 `뿌요뿌요`를 공짜로 바꿨다. 마찬가지 아이템 판매로 전환했다.
게임기 업계도 무료 배포에 긍정적이다. 소니는 무료 게임을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서비스하도록 허가하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직접 개발도 고려 중이다. 닌텐도는 아직 직접 무료 게임을 만들겠다는 방침은 밝히지 않았다.
개발사 사이트에서 무료 게임을 받는다. 유료 아이템은 신용카드나 선불카드로 결제한다. 청소년의 무분별한 낭비를 막기 위해 회원등록은 18세 이상만 받는다. 부모 동의를 얻고 청소년이 아이템을 살 때도 미리 한도를 정해놓아 그 이상을 초과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2012년 기준 일본 콘솔 게임 시장은 4838억엔(약 5조2960억원) 규모다. 2007년보다 30% 정도 줄었다. 스마트폰 게임 잠식이 결정적 요인이다. 콘솔 게임 무료 배포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아이템 결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개발비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