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력의 대가들이 뭉쳤다.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동안 긴장감이 계속 유지되는 영화 `관상`은 출연 배우 어느 한명 뺄 것 없이 연기의 내공을 선보인다.
송강호의 연기는 정점을 찍었다. 몰락한 가문의 관상쟁이부터 부성애가 넘치는 아버지까지 다양한 모습을 열연한다.
기대하지 않았던 이정재의 재발견도 새롭다. 수양대군으로 분한 이정재는 영화에서 전혀 어색함이 없다. 이정재의 첫 등장장면은 섹시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친다. 송강호, 백윤식과 대면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고 야망 넘치는 수양대군의 모습을 열연한다. 그동안 이정재란 배우가 갖고 있던 틀을 깨고 나왔다는 평이 대다수다. 배우 조정석의 코믹연기도 압권이다. 건축학개론의 납득이를 뛰어넘는 말들을 쏟아낸다.
시작도 좋다. 관상은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관상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전국 1190개 상영관에서 관객 189만1969명을 모아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관상이라는 키워드가 영화를 쭉 관통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관상이라는 소재는 초반에는 영화 전반을 이끌어가다가 슬그머니 사라진다. 그래도 배우들의 연기력이 출중해 영화 몰입도는 높다. 마지막 송강호의 표정은 영화 관상의 정점을 찍는 장면으로 꼽힌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