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16일 재가동 "이상무"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생산 시설과 장비 점검을 끝내고 16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간다.

15일 개성공단기업협회 등에 따르면 123개 개성공단 입주기업 중 설비 점검과 보수를 완료한 기업은 16일부터 시험 가동한다. 지난 4월 3일 북한이 최고 존엄 모독 등을 이유로 북측 근로자들을 철수한 지 5개월여 만이다.

입주 기업은 지난달 22일부터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공단에 들어가 북측 근로자와 공장을 정리하고 망가진 설비를 보수하며 재가동 준비를 했다. 지난달 점검 결과, 거의 전 업체가 30∼40% 정도의 부분가동이 당장부터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123개 입주기업 중 가장 많은 수(72개 사)를 차지하는 섬유·봉제업종은 별다른 설비보완 조치 없이도 거의 100% 가동이 가능한 상태다.

장마 등으로 인해 생산설비가 녹슨 전자부품 생산시설도 일부 업체는 장비점검을 완료하고 이날부터 시험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16일 이후 추석 연휴에도 대부분 개성공단에 머물면서 정상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입주기업은 일부 라인만 가동해 소량만 시험생산하고 점차 공장 가동이 안정화되고 주문물량이 늘면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전력공급도 정상화돼 가동에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13일부터 154㎸ 송전방식으로 전환해 전력공급량을 10만㎾로 확대했다. 한전은 지난 4월 개성공단 조업 중단 이후 22.9㎸ 2개 배전선로(공급능력 2만㎾)를 통해 최소한 전력만 공급했다.

업체들은 추석 후 정상가동에 들어가 주문에 대응할 방침이다. 한 전자부품업체 대표는 “가동중단 후 국내 공장 생산물량을 늘려 바이어 주문 대처에 차질은 없었다”며 “개성공단 재가동으로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통행과 통신, 통관 등 `3통(通)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주문했다. 급작스런 공장정비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1일 상시출입이 가능하도록 하고 공단 내에서 인터넷과 이동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협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입주기업은 경협보상금 반납시기도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12일 입주기업에 개성공단 잠정폐쇄로 받은 경협보험금을 오는 17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반납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기업들은 잠정폐쇄로 5개월 넘게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보험금을 당장 반납할 여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재권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공단 정상화는 남북 합의로 단번에 할 수 있지만, 경영 정상화는 공장을 몇 개월간 풀 가동해야 가능한 일”이라며 “기업에 여유를 주지 않으면 정상화는 더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16일 정부에 보험금 반납기한 연장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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