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수합병(M&A)은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다. 열에 일곱은 실패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패에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해당 기업은 금전적 측면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에서도 적지않은 손해를 봤다. 대다수 전문가가 실패로 평가하는 `IT기업 M&A 워스트5`를 뽑았다.
2001년 인터넷 서비스기업 아메리칸온라인(AOL)과 미디어기업 타임워너 간 합병은 최악의 IT M&A로 회자된다. 주요 직책을 맡은 AOL 경영진이 타임워너의 사업과 문화를 이해하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규모 적자를 냈고 주가는 합병 전 20% 수준으로 떨어졌다. 2003년 AOL-타임워너는 사명에서 AOL을 지우고 AOL은 타임워너 자회사로 전락했다.
전문가들은 잘 나가던 HP가 사업부진에 빠진 결정적 이유 중 하나로 검색엔진 업체 오토노미 인수를 꼽는다. HP는 2011년 실제 가치보다 65% 높은 110억달러(약 12조원)에 오토노미를 샀고 결국 인수 대금 중 88억달러(약 9조5000억원)를 상각처리했다. HP는 오토노미가 부정회계로 자산 가치를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과 영국 법원에서 오토노미 부정 회계 조사를 진행 중이다.
AT&T의 NCR 인수도 대표적 M&A 실패 사례로 평가된다. AT&T는 1991년 시장 가격의 갑절이 넘는 74억달러(약 8조원)에 컴퓨터 제조사 NCR를 인수했다. 고객층이 달랐던 양사는 기업 문화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고 1995년 24억달러(약 2조6000억원) 손실을 봤다. 결국 AT&T는 컴퓨터 사업에서 발을 뺐다.
야후는 1999년 50억달러(약 5조4000억원)를 주고 온라인 미디어 회사 브로드캐스트닷컴을 샀다. TV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는 게 목적이었다. 하지만 당시는 초고속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지 않은 시절이었다. 동영상 시청이 쉽지 않았고 보유 콘텐츠도 오래된 것뿐이라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야후는 얼마 가지 않아 사업을 접었다.
페이팔 인수로 단맛을 본 이베이는 스카이프 인수에서는 쓴맛을 본다. 이베이는 2005년 인터넷 전화 스타트업 스카이프를 26억달러(약 2조9000억원)에 인수했다. 인터넷 쇼핑에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접목하는 게 목적이었다. 하지만 두 회사 사이에는 시너지를 낼 만한 공통점이 없었다. 이베이는 4년 만에 두 손을 들고 지분 대다수를 매각했다.
실패한 M&A 워스트 5
자료:외신종합
![[31주년 창간기획]실패한 IT기업 M&A 워스트5](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9/24/477119_20130924102013_373_T0001_550.png)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