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델 최고경영자(CEO) 겸 창업주가 다시 손에 쥔 델의 미래를 `근본`에서 찾겠다고 밝혔다. 비상장 기업이 된 델은 PC사업 재기를 도모하고 모바일과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하는 독자적인 청사진을 마련했다.
13일 포브스에 따르면 델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비상장 기업이 된 델이 근본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역사상 가장 빠르고 성공적인 기업으로 만들어준 창업가 정신을 되살리겠다”고 강조했다. 델은 오는 10월 말까지 비상장 기업으로 전환을 완료하고 11월 1일부터 델 CEO가 75%의 주식을 소유하면서 CEO 직도 유지한다.
이날 델 주주들은 델 CEO가 249억 달러(약 27조540억원) 규모 자사주를 차입매수(LBO)하는 안에 승인했다. 델 CEO가 차입매수 후 주식 상장폐지 계획을 내놓은 지 약 7개월 만이다. 그간 칼 아이칸과 사우스이스턴어셋매니지먼트 등 주요 주주의 반대에 부딪쳤지만 결국 델 CEO의 뜻대로 됐다. 주주들은 주당 13.88 달러를 받는다.
1984년 기숙사 방에서 델을 창업했던 델 창업주는 이를 통해 다시 델의 주인이 돼 마지막 승부수를 건다. 델 CEO는 “많은 도전을 맞닥뜨린 긴 여정을 헤쳐나가야 한다”며 “비상장 기업 구조에서는 상장기업과 달리 (주주들의) 감시 없이 투자를 조정하거나 분기별 목표와 운영적 제한 없이 더욱 유연하게 우리의 전략을 가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델은 클라우드 컴퓨팅, 보안 소프트웨어와 빅데이터, 모바일 분야에 사업을 더욱 힘을 실을 계획이다. 소비자용 PC 사업과 스마트패드 사업 투자도 늘린다. PC 사업을 분사할 수도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 기업으로 체질 전환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브라이언 글래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업용 솔루션과 서비스에 대한 큰 규모의 R&D 투자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사적으로 R&D 투자를 늘리고 영업 인력과 파트너 프로그램을 강화한다. 신흥 시장 공략도 한층 확대할 계획이다.
2000년대 초 세계 PC 시장 선두였던 델은 2006년 HP에 밀려난 데 이어 레노버에도 뒤져 3위 자리를 간신히 지키고 있다. 그 사이 PC 점유율은 6년 전 16.6%에서 지난해 10.7%로 떨어졌다. 주가는 마이클 델이 2007년 CEO로 복귀 이후 40% 이상 추락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