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3D프린팅 솔루션 업체의 한국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반면 하드웨어 제조 중심의 초기시장을 형성한 국내 3D프린팅업계는 실제 부가가치가 나오는 솔루션분야 역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국내 3D시장 성장의 과실을 외국계에 모두 넘겨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3D프린팅이 미래 기술로 떠오르면서 글로벌기업이 국내 의료시장을 상대로 공격적 영업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벨기에에 본사를 둔 글로벌 3D프린팅 솔루션 전문업체인 머터리얼라이즈다. 이 회사는 1990년 3D프린팅산업 태동과 함께 설립돼 주요 기업들에 3D프린터를 활용하는 전용 솔루션을 제작해주거나 기술자문 등을 맡고 있다.
머터리얼라이즈의 3D프린팅 솔루션은 보청기, 임플란트, 의수 등 바이오메디컬 기술과 접목해 대학병원이나 주요 의료 기업을 상대로 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3D프린팅 분야에서도 치과 부문은 의료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 완제품을 제공하는 가장 주목받는 시장 중 하나다. 국내에 3D프린터 전문기업들이 진출하면서 전문 솔루션에 대한 가치도 동반 상승중이다.
빔 미첼스 머터리얼라이즈 부사장은 “3D프린팅 솔루션 부문에서도 환자 개인마다 맞춤형 진료가 필요한 의료기술이나 치과부문에 널리 활용되며 특히 최근에는 우주과학 등에서도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3D프린팅 시장은 더 이상 연구조사하며 공부해야하는 시장이 아니라 미리 투자하고 준비해야 하는 시장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은 원천기술을 가진 3D프린팅 전문 솔루션 업체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3D스캐닝 전문기업으로 독보적 기술을 자랑하던 아이너스가 쓰리디시스템즈에 인수된 이후 관련 분야의 글로벌 기업은 전무하다. 최근 오픈소스 기술을 활용한 3D프린터의 개발 및 출시가 이어지고 있으나, 이 역시 원천기술 없고 대부분 저가 가정용 제품에 집중됐다. 관련 업계는 저가 가정용 시장은 중국 등지에서 50만원대 이하 제품도 등장했기 때문에 경쟁력이 낮다고 바라봤다.
빔 부사장은 “한국도 연구기관이나 대학 등지에서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관련 기술 기반은 있다”며 “의료, 전자, 자동차 등 어느 한 분야를 두고 집중적으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투자해 기술을 상용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3D프린팅산업 발전전략 포럼 관계자는 “3D프린팅 솔루션 기술 기업의 경우 하드웨어 업체들보다 그 기반이 더욱 부족하다”며 “발전전략을 충분히 검토해 지원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