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16일부터 재가동 합의…남북 경협 확대 기대

문이 다시 열렸다. 남북은 오는 16일 시운전을 거쳐 개성공단 재가동에 들어가기로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개성공단 사태 해결로 전반적인 남북경제협력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남북은 10일부터 11일 새벽까지 열린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합의사항을 담은 공동발표문을 채택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추석 전인 16일부터 준비가 되는 기업부터 시운전을 하고 재가동 절차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은 재가동 시점 합의와 함께 입주기업 피해 보상 문제도 합의했다. 남북은 기업 피해보상 차원에서 개성공단에서 납부하는 입주기업의 2013년도분 세금을 면제하고 올해 4월부터 발생한 북측 근로자 임금은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과 개성공단 관리위원회가 협의, 처리하기로 했다. 또 2012년도 귀속분 세금은 올해 말까지 납부를 유예했다.

다음 달 중 개성공단에서 남측 지역 외국기업과 외국 상공인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성공단 국제화가 투자설명회를 거치면서 본격화할 전망이다. 아울러 올해 안에 RFID 전자출입체계를 도입해 일일 단위 상시통행을 실시하고 개성공단 인터넷·이동전화 통신 제공 실무 협의도 계속하기로 했다. 다만 RFID 도입 이전에라도 당일 출입계획자의 당일 통행 보장문제는 해당 통행·통신·통관(3통)분과위에서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이 밖에 남북은 공동위원회를 지원할 사무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하고 사무처를 이달 가동하기로 하는 한편, 남북상사중재위원회 구성 운영에 관한 합의서 이행을 위한 부속합의서도 채택했다.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의 우리 측 위원장인 김기웅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국제 경쟁력이 있는 공단으로 발전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제도개선 노력이 진전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우리 기업인도 굉장히 큰 고비를 넘어서 정상적으로 공장을 운영할 수 있는 출발이 됐다”고 말했다.

입주 기업은 재가동 합의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 한재권 공동위원장은 “우리 기업은 그동안 세부적인 내용은 남북이 천천히 협상하더라도 공장 가동을 먼저 시작할 수 있게 해달라는 입장이었는데 드디어 날짜가 확정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입주 기업인은 지난달 22일부터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공단에 들어가 북측 근로자와 공장을 정리하고 망가진 설비를 보수하며 재가동 준비를 했다. 섬유·봉제업을 비롯한 다수 업체는 이미 지난주에 재가동 준비를 마쳤으며 기계·전자처럼 고가 장비를 보유한 업체도 부분 가동이 가능한 상태다.

여야도 일제히 환영을 표했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해 남북이 하나 둘 손발을 맞춰가고 있어 다행”이라며 “조만간 열릴 이산가족상봉을 비롯한 각종 인도주의 문제도 남북 간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적극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도 “개성공단 재가동이 합의된 것은 다행스럽고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다시는 남북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운영이 중단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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