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스마트폰'이 업계 운명을 가른다

중국 스마트폰 신규 가입자 미국·유럽의 30배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13년 2분기 지역별 모바일 가입 순증대수

올해 2분기 중국과 아프리카에서 늘어난 스마트폰 수가 북미·서유럽 지역의 50배에 달했다. 남미 등 다른 신흥시장을 더하면 선진국과의 격차가 더 심해진다. 스마트폰 신규 수요의 99%가 나오는 신흥시장을 공략할 `중저가` 전략이 스마트폰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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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분기 지역별 모바일 가입 대수 <출처:에릭슨>

10일 포브스는 에릭슨의 `모빌리티 보고서`를 인용해 주요 지역별 스마트폰 신규 가입자 현황을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북미와 서유럽 지역을 통틀어 교체가 아닌 신규 가입자에게 팔린 스마트폰은 100만대에 불과했다. 반면 중국에서만 3000만대가 증가했다.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신규 가입 건수 1억500만의 30%를 중국이 차지했다. 아프리카도 2000만대나 늘었다. 900만대 인도네시아와 800만대 인도도 뚜렷한 상승세다. 방글라데시도 500만명이나 새로 스마트폰을 샀다. 라틴 아메리카 전체와 같은 수치다.

포브스는 “모바일 시장의 구매 변화가 산업 구도에 큰 영향을 준다”며 “화웨이나 샤오미 등 아시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업들이 강한 성장세를 보일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라 분석했다. 신흥 시장의 급속한 성장세가 스마트폰 산업 전체의 지각 변동을 가져온다는 말이다.

노키아와 블랙베리 몰락이 대표적이다. 피처폰 시장에서 노키아는 안드로이드 진영에 부유한 소비자를 빼앗겼다. 중저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업은 150달러(약 16만원) 이하 제품으로 중국·인도·아프리카 첫 모바일 기기 구매자를 끌어 모았다. 휴대폰 첫 구매자가 스마트폰을 선택하면서 노키아 피처폰은 설 자리를 잃었다. 안드로이드에 익숙해진 사용자가 블랙베리를 다시 찾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블랙베리는 블랙베리10 OS를 고수하다 결국 중저가 안드로이드 진영에 밀렸다.

선두의 변화도 이미 시작됐다. 저가 라인업을 늘린 삼성전자에 이어 애플도 처음으로 보급형 아이폰을 내놓는다. 노키아를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저가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포브스는 “애플이 당장 120달러(약 13만원)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하지는 않겠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상황이 다르다”며 “노키아 루미아 선불폰은 이미 세계 각국에서 150달러 이하에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노키아는 아직 아프리카, 인도, 중국에서 강력한 유통망과 마케팅 역량을 갖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신흥시장 개척 역량은 내년 시험대에 올라 모바일 산업의 중요한 동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세계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수는 65억대라고 밝혔다. 한 사람이 여러 대를 가지는 현실을 감안한 모바일 기기 이용자는 45억명이라고 추산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