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여름 시즌은 파스텔 톤 버버리를 준비하세요.`
더 이상 패션 디자이너는 다음 시즌 유행할 옷이나 가방 스타일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빅데이터가 답을 제시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창의성을 중요시하는 패션 업계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비용을 줄이고 유행을 따라간다고 보도했다.

패션 트렌드 예측 기업은 각종 패션쇼와 현재 시장 분위기를 분석해 각 회사에 적합한 맞춤형 컨설팅을 서비스한다. 관련 데이터는 예술품 전시장에서 일하는 직원을 시작으로 각종 행사 관계자, 유명 레스토랑 직원과 심지어 과학 저널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수집한다. 인터넷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SNS)에서 인기 높은 스타일도 모두 분석 대상이다.
패션 업계는 매년 다음 시즌 유행 트렌드를 찾기 위해 전 세계에 출장을 가고 프리랜서를 고용해 수많은 사진을 찍는다. 인터넷에서 유행할 키워드를 찾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 빅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면 7000~1만5000달러(약 761만~1632만원)만 내면 앞으로 유행할 색깔과 스타일, 옷감 등 정보를 앉아서 받을 수 있다. 빠르게 변하는 유행 트렌드를 놓칠 위험도 없다.
영국에 위치한 패션 컨설팅 기업 워스글로벌스타일네트워크(WGSN)의 줄리 해리스 CEO는 “서비스를 시작한 후 지난 3년간 고객이 급증했다”며 올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대했다. WGSN은 의류 브랜드 3600곳을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다음 달 비교 쇼핑에 특화된 분석 도구도 선보인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우리 회사 상품이 정확히 어떤 제품과 경쟁하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막스앤드스펜서의 크리에이티브디렉터 베린다 얼은 “빅데이터를 패션에 활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 정보가 꼭 시장을 선도하지는 않지만 디자이너의 생각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해 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패션 트렌드 예측 기업 스타일인사이트 프랭크 보버 CEO는 “위험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지만 완화시킬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3000개 기업을 고객으로 뒀으며 지난 4년간 40% 성장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