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중독 조장하는 구조가 문제"

산업체가 소비하는 연료 가운데 전력 비중이 지속 증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가격 왜곡으로 국가적 에너지손실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한국공학한림원 주최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전기중독사회:산업체의 기술적 대안은`이라는 주제로 열린 `36회 에너지포럼` 주제발표자 박규호 한국전력 부사장은 “다수 산업체가 사용연료를 석유, 가스 등 1차 에너지에서 전기로 전환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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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학한림원은 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전기중독사회: 산업체의 기술적 대안은`이라는 주제로 36회 에너지포럼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한송수 삼성물산 친환경에너지팀장, 박규호 한국전력 부사장, 김도연 에너지포럼의장, 김창섭 가천대 교수, 성기웅 포스코 상무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전기가격이 싸기 때문에 모든 연료를 전기로 대체하는 전기중독 현상이 발생해 국가적 에너지 손실도 심각하다는 설명이다. 박 부사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제조 분야에서 사용하는 연료 가운데 전력 비중은 2002년 32%에서 2011년 51%까지 증가했다.

박 부사장은 “소득 증가로 전력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추세지만 스팀 등을 전기로 생산하는 것은 가격왜곡으로 발생한 낭비”라고 말했다.

포럼에서는 현재 전력난 극복 대안을 제시하는 토론도 이어졌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전력가격 인상, 원자력발전 공급 확대를 해법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경계했다. 김 의원은 “전력가격 인상은 산업계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능사로 생각해서는 곤란하고 원자력도 안전성 검증없이 확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현재 자가발전설비와 비상발전설비가 전국에 각각 460만㎾, 2260만㎾ 산재해 있다”며 “비상 시 이를 공급에 참여시키는 현실적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섭 가천대학교 에너지IT학과 교수는 한전이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 수요자 정보 등 유무형 자산 개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전력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기술 혁신으로 에너지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며 “투자부담을 줄이고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한전의 전력 관련 인프라 활용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전 인프라를 개방하는 방식은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한전 기능을 고려한 사회적 논의가 충분히 이뤄진다는 것이 전제”라고 말했다.

성기웅 포스코 환경에너지기획실 상무는 IT를 접목한 에너지관리체계 구축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성 상무는 “포스코 사업장에서 에너지 사용현황을 관리하는 스마트관리체계를 도입해 에너지 절감을 유도했고 성과를 확인했다”면서 “산업체 에너지관리시스템 구축을 지원하는 정책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기를 저장했다 필요할 때 사용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창조경제에 부합하는 성장동력이자 에너지지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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