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노키아 인수, 엇갈린 미국-유럽 외신 반응

마이크로소프트(MS)의 노키아 단말기 사업 인수를 바라보는 미국과 유럽 외신의 반응이 엇갈렸다.

유럽 주요 매체는 반기는 분위기다. BBC는 마노지 메논 프로스트앤설리번 이사 멘트를 인용해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모바일 시장에서 MS는 약자였다”며 “모바일 사업을 최우선적으로 강화하려는 MS의 전략 관점에서 이 인수는 옳은 결정(Perfect step)”이라 평가했다. 가디언도 “스티븐 앨롭이 MS의 새 CEO로서 도전을 감행해야 하게 됐다”며 새 선장으로 물망에 오른 앨롭에 관심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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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은 MS의 노키아 모바일 사업부 인수가 아시아 고객들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 섞인 기사를 내놨다. <출처:WSJ>

반면 미국 외신의 반응은 차가웠다. 경쟁력을 잃은 노키아 하드웨어가 MS의 모바일 사업에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잇따랐다. 아시아 주요 소프트웨어 고객사들을 잃는 패착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MS의 모바일 OS 확대가 이뤄지려면 노키아 스마트폰이 많이 팔려야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이어졌다. 포브스는 `솔직해지자, 이제와 노키아의 윈도폰을 누가 사려고 하겠느냐`는 제하 기사에서 노키아 인수가 모바일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 내다봤다.

구글과 애플이 점령한 OS 시장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결합 전략 구사 역시 회의적 반응이 지배적이다. 포브스는 “이번 인수가 윈도폰 라이선스 비즈니스를 곤란하게 할 것”이라며 “OS와 하드웨어를 한 지붕아래 두면서 애플처럼 됐지만 아이폰과 달리 노키아의 스마트폰은 마진이 높지 않다”고 꼬집었다. USA투데이도 “2분기 노키아는 윈도폰 시장 81.6%를 차지했다”며 “노키아와 애플을 제외한 대부분 스마트폰 기업은 이미 안드로이드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라 우려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MS의 모바일 소프트웨어(SW)를 쓰던 유력 하드웨어 고객들을 경쟁사로 만드는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MS의 노키아 인수가 아시아 고객들과 관계를 복잡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레이첼 레시포드 캐널리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인수가 하드웨어 기업들과 MS의 사업을 불투명하게 할 것”이라며 “삼성전자를 포함한 윈도 기반 PC 기업들과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윈도폰OS를 탑재한 아티브(ATIV) 태블릿 시리즈를 발표하는 등 MS의 모바일 OS 확장에 기여했다.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사업을 확대하는 세계 1위 PC 사업자인 레노버도 마찬가지다. 레노버는 많은 스마트패드에 윈도 기반 OS를 사용하고 있다. 레시포드 애널리스트는 “MS는 서피스 시리즈를 내놓으며 하드웨어 기업들과 관계가 악화됐으며 이번 인수로 다시 한 번 리스크를 안게 됐다”고 평가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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