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계가 연일 상법개정안과 대법원 통상임금 판결을 두고 건의문과 호소문을 정·관계에 제출하고 있다. 2일에는 경제5단체가 국회와 정부에 규제입법 완급조절을 요청했고 3일에는 전국상의 회장단이 5일로 다가온 대법원 통상임금 관련 판결에 현명한 판결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전달했다.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유관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상법 개정안 관련 토론회도 이런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학계나 법조, 금융계에서 참석한 주제발표나 토론자는 한결같이 상법개정안이 경제민주화나 창조경제에 역행한다는 주장을 폈다. 토론내용 요지는 주요 상법개정안이 우리 기업 경쟁력을 크게 훼손할 것이라는 취지다.
이날 토론회 한 발표자는 상법개정안 핵심 4개 제도를 두고 “정작 봐야 할 달, 즉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는 보지 않고 그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 몇 개여야 하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경제계가 하루가 멀다하고 정권 초기 강력하게 추진하는 각종 규제입법에 강한 반대의견을 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경제계가 최근 분위기에서 느끼는 위기감이 크다는 방증이다. 물론 소액주주 보호와 대주주 권한 남용 방지 상법개정안이나 상대적 약자인 피고용인의 권리를 확보하려는 통상임금 관련 재판이 우리 사회 변화와 크게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실제 최근 기업은 경제민주화 등의 변화를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단지 최근 변화가 너무 급박하게 진행되는데 대한 걱정과 우려, 그리고 실제로 겪게 될 어려움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나 국회 등이 고민할 부분이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움직임이 크면 클수록 달이 아닌 손가락에 주목하게 된다. 손가락이 아무리 다른 곳을 향해도 달의 위치가 변하지는 않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