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리더스포럼]이창한 미래부 실장 "창조경제, 따뜻하고 포용해야 성공 가능성 높아"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내세운 지 반년이 지났다. 벤처·중소기업 등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과학기술·ICT를 중심으로 성장 동력을 삼았다. 창의인재 육성을 제시했지만 성과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창조경제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지금까지 알고 있는 창조경제에 `플러스 알파(+α)`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개방·대개혁 등 인식 전환과 다양성을 인정하는 배려 정신이 밑바탕에 깔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창한 미래부 기획조정실장은 지난달 30일 전자신문과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가 주최해 서울 노보텔 강남 앰배서더에서 열린 `IP리더스포럼`에서 `한국경제의 문제점과 창조경제` 주제 강연을 맡았다. 이 실장은 “우리는 1960년대 산업 성장 이후 지금까지 경제를 이어온 굳어진 체계를 갖고 있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변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고 성장 동력을 찾은 국가는 50년에서 100여년 동안 고도성장을 유지한다. 과거 산업혁명 이후 영국이 그랬다. 그러나 도태되기도 쉽다. 이 실장은 “대영제국이 영광을 잃어 가는데 150여년 정도가 걸렸다”면서 “우리나라도 50여년간 급성장한 만큼 새 동력을 찾지 못한다면 쉽게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성장세를 이어온 시스템에서 한발 더 나갈 수 있는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이미 선진국병을 앓는 것은 아닌가”= 이 실장이 진단한 우리 경제 문제는 고용없는 성장이 지속된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연구원 통계자료를 인용한 그는 “90년대 26.8명에 이르는 전 산업 고용유발계수가 2011년에는 7.9명까지 떨어져 3분의 1수준”이라며 “잠재성장률도 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성장 둔화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체감 경기가 나빠지면서 민간 소비시장이 얼어붙었다. 청년 실업부터 시작해 어려운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실장은 우리나라가 어느새 `선진국병`을 앓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했다. 그는 “기업가 정신이 쇠퇴하고 노사관계는 악화됐다”며 “정부 지출은 팽창하지만 현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식과 의지 부족 등 만성 정체에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를 이끌어 갈 국민과 기업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가계부채는 1000조원에 육박했다. 빈부격차는 심해져 저소득층은 생계 불안을 겪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에 따르면, 올해 30대 그룹 상반기 투자 실적은 61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0.4%나 감소했다. 이 실장은 “청년은 취업을 위한 스펙쌓기에 몰두하고 있다”면서 “과도한 경쟁에 사회 건강성 약화가 우려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차가운 신경제로는 창조경제 이룰 수 없어”= 이 실장은 “창조경제는 신경제와 닮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1세대 벤처를 육성 정책을 펼칠 때 경제 전략이 신경제다. 기술과 자본이 결합한 국가 발전 전략으로 미국 경제 회복의 원동력이 됐다.

신경제는 △생산성 향상, 혁신 유도 등 기술 중심 사고 △경쟁을 통한 시장 활력 증가 등 기업가 정신 △무형지식이 기업화할 수 있는 모험 자본(벤처캐피털) 활성화 △투자능력(소유)과 사업능력(경영) 분리를 통한 구조 최적화 △우수인력 이동을 촉진해 지식 전파속도를 증가시키는 유연한 노동시장 △스톡옵션 등 개인 능력에 따른 보상제도 △원활한 기업 상장으로 투자를 신속히 회수하는 장치 등과 같은 요소를 가진다. 이 실장은 “창조경제도 신경제 요소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면서 “그러나 신경제가 자유주의 사고에 기반을 뒀기 때문에 이긴 사람이 다가져가는 냉정하고 차가운 경제”라고 밝혔다. 이어 “창조경제는 신경제의 비인간적인 사고를 회복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창조경제에서 창업생태계, 벤처·중소기업, 창의인재, 과학기술과 ICT를 강조한다. 이 실장은 “창조경제가 원론적으로 맞느냐 틀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뤄내느냐 실현하지 못하느냐의 문제”라며 “다만 창조경제와 함께 고민해야하는 것이 전환과의 연계”라고 말했다. 미국을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은 신경제만으로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다.

◇“다양성과 배려를 원칙으로 삼아야”=창조경제는 창의성을 밑바탕에 둔다. 창의는 새로움과 유용함이 융합된 것이다. 기술적 창의에 대한 보답이 특허다. 이 실장은 “창의성은 사회적으로 유용해야 한다”며 “창의 인재를 만드는 방법, 딱딱한 조직을 바꾸는 것, 경제 영역을 넓히는 것 등 모두가 창조경제 핵심이다”고 말했다. 만연했던 부처간 장벽, 전시성 행정, 보신주의는 창의성을 망치는 원인이 된다고 이 실장은 지적했다.

창의성을 바탕으로 신경제에서 창조경제로 전환하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이 실장은 “대개방, 대변혁, 다양성, 의지, 배려”를 꼽았다. 그는 “ICT와 과학기술 융합으로 창조경제를 실현한다고 하지만 꼭 여기에만 집착할 필요는 없다”며 “상상력과 창의성만 있으면 다양한 방법으로 창조경제를 실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창조경제의 개방성과 다양성이다.

배려도 빠질 수 없다. 창조경제는 따뜻해야한다. 과거 신경제와 가장 차별되는 요소기도 하다. 이 실장은 “승자독식 구조의 차가운 경제구조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없다”며 “모두에게 기회를 주고 통합하는 것이 창조경제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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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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