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하드웨어 경쟁력, 유저 인터페이스(UI)에 달렸다

Photo Image

아이폰 성공 이후 `유저 인터페이스(UI)` 혹은 `사용자 경험(UX)`이란 단어가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애플 경쟁사들은 벤치마킹하는 수준을 넘어 디자인, 신제품 발표 방식, 텔레비전 광고까지 흡사할 정도로 따라하고 있다. 소비자도 제품을 선택할 때 유저 인터페이스를 중요한 조건으로 생각한다.

유저 인터페이스의 중요성은 1990년대 초 인터넷 브라우저가 생기고 전자상거래 시장이 형성되던 시점에 처음 부각됐다. 사용자가 특정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원하는 물건이나 콘텐츠를 5초 안에 찾지 못하면 곧바로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른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이후 홈페이지 디자이너들은 유저 인터페이스를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논하는 유저 인터페이스는 어떠한 제품을 구매하기까지의 과정이나 마케팅의 관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가 돈을 지불하고 나서 경험하는 것과 제품을 더욱 편하게 사용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용하기 편하다`는 말처럼 애매모호한 것은 없다. 빠른 프로세스와 응답 속도, 사용하는 프로그램의 메뉴 구조, 큰 화면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너무 많다. 처음에는 편하다고 칭찬하다가 얼마지 않아 너무 단순하다며 불평하기도 한다.

엔지니어는 부품 성능 향상을, 디자이너는 사용법 단순화를, 마케팅은 신규 기능 적용을 각각 편함의 기준으로 삼는다. 이때 소비자 시각에서 유저 인터페이스가 좋고 나쁨을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중소기업은 성공을 이루기 위한 핵심 전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확환 사용자 편의성 분석을 바탕으로 제품 혹은 부품의 로드맵을 그려야 한다.

무엇을 언제 하는지의 고민도 매우 중요하다. 그 결정에 따라 기업의 성공 여부가 엇갈린다.

초창기 피처폰을 사용하던 시절 사용자는 주머니에 휴대하기 편한 작은 폰을 원하는 동시에 글과 사진을 더 편하게 보기 위해 큰 디스플레이를 원했다. 디스플레이를 크게 만든 회사는 성공했지만 작은 화면을 고수하던 회사는 망하거나 영향력을 잃어 버렸다. 망한 회사는 하드웨어에만 치중했고 화면을 크게 만든 회사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글과 사진을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유저 인터페이스에도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화면이 커진 이후에는 네 방향 화살표가 아니라 마우스처럼 움직일 수 있는 버튼을 적용한 블랙베리폰이 크게 성공했다. 화면이 더 커지고 직접 터치할 수 있는 아이폰의 등장으로 스마트폰 붐이 일었다. 사용자 경험에도 분명 흐름이 있으며 적정 시점에 이를 먼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변화무쌍한 IT 기반 경제에서 그러한 흐름을 제때 짚어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따라서 기업들은 고객 혹은 사용자들이 어떤 모습으로 변하고 또 요구할 것인지 선행적으로 예측해 유저 인터페이스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 기본은 사용자 편의성 증대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더 좋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업체가 결국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같은 부품을 제조하더라도 더 편리한 유저 인터페이스를 제공해야만 소비자가 그 제품을 선택하게 되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기업 내에서도 부서 간 협의와 조율을 통해 최선의 비즈니스 모델이 어떤 것인지 판단하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진부한 패러다임의 틀을 깨고 혁신적인 유저 인터페이스를 창조하는 지름길이다.

안건준 크루셜텍 대표 charles@crucialtec.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