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태양전지 분야 종합제조장치 기업인 J사 부사장 K씨는 부하직원 2명과 공모해 태양전지 생산장비 제조기술의 중국 유출을 시도하다 적발됐다. 정부출연금 813억원 등 270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됐던 기술로, 유출됐다면 약 6조원의 피해가 예상됐다.
#최근 대기업 L사는 협력 중소기업 N사 기술을 빼앗고 납품업체를 변경하여 74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N사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으나 법적분쟁이 장기화되면서 경영난 등으로 파산 위기에 몰렸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으로 어려움을 겪던 중소기업 기술유출 문제를 신속히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소송으로 진행되면 최대 10년씩 걸리기도 했으나 앞으로는 한 달 정도면 1차 해결방안을 찾게 될 전망이다.
중소기업청과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이 중소기업 기술유출 분쟁을 신속하고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는 `중소기업 기술유출 분쟁 조정`을 2일부터 시작한다.
중기청이 기술유출 전문가에 의해 분쟁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대·중소기업협력재단에 설치된 수·위탁분쟁조정협의회를 확대 개편해 중소기업 기술유출 분쟁조정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중소기업이 기술개발을 위한 R&D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나 기술보호는 취약해 기술유출로 피해가 지속 증가하는데 따른 것이다.
올해 초 중기청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12.5%가 기술유출 경험이 있었으며 건당 피해금액도 15억7000여만원에 달했다. 또 이 같은 피해사례도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그동안 중소기업은 기술유출이 발생해도 해당 법률 전문 인력 부족과 소송 시 막대한 비용과 시간 부담 등으로 대응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조정 업무를 맡은 수·위탁분쟁조정협의회는 기존 정부, 학계, 관련 단체 9인에서 기술 분야 전문가 3인을 추가해 확대 개편됐다.
조정 과정은 수·위탁애로신고센터를 통해 기술유출 분쟁조정 신청을 접수해 사전에 분쟁조정 상담을 수행하고 상담으로 분쟁합의에 실패한 경우 `수·위탁분쟁조정협의회`를 개최, 기술유출 분쟁조정을 권고한다. 전문가를 활용한 기술·법률 자문에는 약 100만원 한도 비용만 발생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기술유출을 겪은 중소기업이 법원 소송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며 “이 제도로 기술유출 분쟁조정이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운영체계(안)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