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사용되고 있는 섬유를 손쉽게 전자섬유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김병훈 인천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와 윤용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가 주도하고 전용수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 친환경에너지공학부 교수 등이 공동 참여한 연구팀이 단백질의 일종인 `BSA(Bovine serum albumin)`와 그래핀을 이용하여 손쉽게 기존 섬유를 전자섬유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전자섬유는 휘어지는 휴대용 디스플레이 기능, 생체 변화를 감지해 병의 유무를 판단하는 기능, 바이러스 접촉을 알려줄 수 있는 바이오센서 기능 등을 비롯해 입는 컴퓨터 구현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전자섬유는 내구성, 휘어짐, 착용가능, 세탁가능, 경량성, 전도성이 좋아야 하기 때문에 현재 주로 그래핀(Graphene)을 이용한 섬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발표된 그래핀 전자섬유는 기존 섬유 산업에 적용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양극성을 가지고 있는 소혈청 알부민을 이용해 현재 사용되고 있는 섬유 즉, 나이론·폴리에스터·코튼 등을 그래핀 산화물로 감싼 후, 화학적 방법으로 그래핀 산화물을 환원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김병훈 교수는 “차세대 섬유시장 규모는 1조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간편하게 소지할 수 있는 IT기기, 컴퓨터 등의 개발도 시급한 실정”이라며 “이번 연구는 기존 섬유산업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전자섬유를 개발한 것으로 차세대 세계섬유시장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재료학회지인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최신호와 네이처(Nature)지의 하이라이트에도 소개됐다.
※Bovine serum albumin (BSA): 소혈청 알부민으로 양극성을 가지고 있어 다른 두 물질을 접합시킬 수 있는 일종의 접착제 역할을 할 수 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