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8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터치 타이완 2013`은 두 살밖에 안 된 전시회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짜임새가 좋았다.
한 주 앞서 우리나라서 열린 `국제 터치패널 산업전`과 오버랩됐다.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 터치패널 산업전은 올해로 3회를 맞는 터치 기술 전시회다. 터치 타이완보다 한 살 더 많은 형이지만 아우가 형을 앞지르는 형국이다.
참가 업체부터 들여다보면 터치 타이완 전시회는 대만 내 터치 산업 관련 업체부터 중국, 미국, 유럽 등에서 온 주요 업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국내 업체들도 참가했다.
우리는 어떤가. 지난주 막을 내린 국제 터치패널 산업전에는 내로라하는 글로벌 업체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국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심지어 국내 터치스크린패널(TSP) 업계에 손꼽히는 회사들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터치 타이완 2013은 대만 정부의 관심도 한 몸에 받았다. 우둔이 대만 부총통은 개막식을 직접 찾아 축사를 하며 TSP 산업을 적극 지원해 발전시키겠다고 산업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개막식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화답했음은 물론이다.
규모 면에서 2년여 만에 우리나라를 따라잡은 것은 대만의 저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대만만 부러워할 것은 못 된다.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제품 발표와 기술 교류 등 짜임새는 좋았지만 통역 지원 등 비즈니스를 측면 지원한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전시회였다. 반대로 보면 여전히 우리한테 기회가 있다는 얘기다.
대만이 TSP 산업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고는 우리는 반도체·부품·소재는 물론이고 이를 기반으로 한 세트 부문에서 고루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후방 산업을 아우르는 생태계 차원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제 시작이다. 우리가 소홀이 한 것은 무엇이고 또 강점이 무엇인지를 따져 준비하면 세계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전시회로 만들 수 있다. 대만은 물론이고 일본과 중국, 유럽 기업들이 참여하는 전문 전시회로 만들 수 있다. 단, 산업계와 정부의 관심과 애정이 전제돼야 가능하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