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파나소닉이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다고 니혼게이자이가 29일 보도했다. NEC에 이어 파나소닉도 물러나면서 일본 토종 스마트폰 업계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파나소닉은 내년 3월까지 유일한 스마트폰 생산거점인 말레이시아 공장을 닫는다. 이 회사는 현재 NTT도코모만 스마트폰을 거래하고 있는데 겨울 시즌부터 신제품을 공급하지 않을 방침이다. 기업 전용 단말기나 일부 해외 판매 제품은 그대로 유지한다. 피처폰은 중국 베이징에서 만들어 일본 내 판매를 지속한다.
파나소닉은 일본 스마트폰 시장 7위 수준이다. 지난 5월 NTT도코모가 삼성전자 갤럭시S4와 소니 엑스페리아A에만 보조금을 몰아주는 `투톱 전략`을 발표한 뒤 파나소닉 등 지원을 덜 받는 업체는 큰 타격을 입었다.
파나소닉은 당초 올해 스마트폰 판매 목표를 130만대로 잡았지만 최근 22만대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스마트폰 사업 영업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파나소닉은 사업 철수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낸 셈이다. 일본 전자산업의 대명사 파나소닉은 TV를 필두로 판매가 부진의 늪에 빠지며 2년 연속 8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파나소닉은 스마트폰과 함께 기지국 장비 사업도 손을 뗀다. 기지국 부문은 매각으로 가닥을 잡았다. 파나소닉은 노키아에 매각 의향을 타진했으며 곧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파나소닉이 빠지면서 지난 2008년 11개 업체에 달했던 일본 스마트폰 업계는 소니와 후지쯔, 샤프, 교세라 네 곳만 남았다. 애플의 강세 속에 삼성전자가 갤럭시S4로 선전하면서 토종 업체의 약세가 이어지는 추세다.
그나마 소니는 엑스페리아 시리즈의 호조와 NTT도코모 파격 지원 덕분에 선두로 도약했다. 후지쯔와 샤프는 그 뒤를 잇는다. 교세라는 한 자릿수 점유율로 존재감이 미미하다. 곧 아이폰 신제품이 나오면 일본 스마트폰 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일본 스마트폰 업계 변화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