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 자산 대물림 "빠른 속도로"

삼성·현대차·SK·LG 등 상위는 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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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그룹 오너 경영인들이 고령화되는 가운데 2세, 3세로의 자산승계가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와 태영, 웅진, LS 등 중견그룹의 자산 승계율이 90%를 넘어 완성단계에 도달했다. 반면에 재계 1, 2위인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승계율은 각각 22.8%, 34.1%였다. SK(전혀 없음)와 LG(27.4%)도 진행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29일 CEO스코어가 국내 62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43개 그룹의 자녀에 대한 주식 자산 승계율을 조사한 결과 평균은 30.03%인 것으로 집계됐다. 자산승계율은 경영권을 갖고 있는 총수와 부인, 직계 자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가족 전체 자산 대비 자녀들의 소유 자산 비율이다.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은 자산승계율이 각각 22.8%로 평균을 밑돌았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71)과 홍라희 여사(68)가 총 12조4262억원의 자산을 갖고 있는 반면에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5)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43),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40)은 각각 2조5474억원, 6370억원, 4883억원으로 총합이 3조6727억원이었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34.1%의 진도다. 정몽구 회장(75) 자산은 6조5585억원이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43, 3조503억원), 장녀 정성이 이노션 고문(51, 1179억원), 차녀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49, 1182억원)과 남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53, 909억원), 3녀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리조트 전무(45, 45억원)와 남편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45, 166억원) 등을 모두 합쳐 3조3984억원이었다.

LG는 27.4%의 승계율을 보였다. 구본무 회장(68)과 부인 김영식(61)씨의 자산은 총 1조7935억원이었고, 장남 구광모 LG전자 부장(35, 5664억원), 장녀 구연경 (35, 134억원), 차녀 구연수(17, 50억원)의 자산은 총 6748억원이었다. 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의 부친인 구자경 명예회장(88)도 1100억원대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에 SK(회장 최태원), 현대중공업(대주주 정몽준 의원), STX(회장 강덕수), 코오롱(회장 이웅렬), 현대산업개발(회장 정몽규), 교보생명보험(회장 신창재), 한국투자금융(부회장 김남구), 이랜드(회장 박성수) 등은 자산승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43개 대기업 집단 중 자산 승계율이 90%를 넘어 완성단계에 있는 그룹은 태영, 웅진, LS, 롯데, 두산 등 5개였다. 윤세영 태영 명예회장(80)의 자산은 상장사인 SBS미디어홀딩스 28만주뿐으로 가치는 13억원에 불과했다. 반면에 장남 윤석민 태영건설 부회장(49)은 태영건설 지분 27.1%와 비상장사 블루원 등 총 4개사의 주식을 보유해 자산가치가 1697억원, 장녀 윤재연씨(47)는 비상장 2개사의 지분으로 207억원의 자산을 보유했다. 승계율이 99.3%에 달한다.

최근 불구속 기소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68)도 장남인 윤형덕 웅진그룹 경영기획실장(36)과 차남인 윤새봄 웅진케미칼 차장(34)에게 자산을 96.7%나 넘겼다.

LS그룹도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90)의 자산은 99억원이지만, 장남 구자홍 LS미래원 회장(67, 759억원), 차남 구자엽 LS전선 회장(63, 457억원), 3남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61, 503억원) 등으로 승계율이 94.5%였다.

5대 그룹 중 자산승계율이 유일하게 90%를 넘은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91)이 총 자산이 2722억원에 불과한 반면에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58)은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 거의 전 계열사의 지분을 확보해 자산이 2조235억원이었다. 두산도 박용곤 명예회장(81)의 자산은 420억원인 데 비해 자녀들의 자산이 박 명예회장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이 밖에 한솔(고문 이인희 79.2%), 효성(회장 조석래 71.9%), 영풍(회장 장형진 65.4%), 동부(회장 김준기 62.1%), 한국타이어(회장 조양래 56.2%) 등도 승계율이 50%를 넘었다.

대기업 총수 자산 대물림 "빠른 속도로"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