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 우리나라 수출은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수입이 비교적 큰 폭으로 줄면서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세계 7위에 랭크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1∼6월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0.6% 증가한 2766억달러, 수입은 2.8% 감소한 2566억달러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다른 무역국의 수출증가율을 보면 중국 10.4%(1조528억달러), 미국 1.1%(7811억달러), 독일 0.9%(7185억달러) 등으로 우리나라보다 높았다.
세계 주요 63개국의 평균 수출증가율이 1.5%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세계 경기침체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수출금액이 29.3%나 증가해 주요 무역국 가운데 중국(57.8%), 인도(48.4%), 홍콩(44.4%) 다음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여 고무적이다. 독일·프랑스·네덜란드·이탈리아 등 유로존 국가와 일본은 여전히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상반기 수입은 미국(6.7%), 중국(-1.9%), 독일(-0.4%) 등은 물론이고 63개국 평균치(-0.1%)보다도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덕분에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작년보다 91억달러 증가한 20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가운데 독일(1286억달러), 중국(1080억달러), 러시아(916억달러), 네덜란드(376억달러), 노르웨이(333억달러), 아일랜드(245억달러)에 이어 7위다. 우리나라 다음으로 카자흐스탄(181억달러), 싱가포르(178억달러), 이탈리아(160억달러)가 10위권 안에 들었다.
미국(-3586억달러), 인도(-965억달러), 일본(-514억달러), 터키(-506억달러), 프랑스(-503억달러), 영국(-415억달러) 등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무협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수출이 4%대의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수입액도 늘면서 올해 전체적으로 300억달러 안팎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