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ID 2013]왕둥성 BOE 회장, "디스플레이를 반도체로 정의하자"

최근 수년간 초고속 성장으로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디스플레이 기업으로 부상한 BOE. 왕둥성 회장조차 지금은 디스플레이 시장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왕 회장은 디스플레이 시장의 정의를 새롭게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도체 무어의 법칙을 빗댄 `왕의 법칙`을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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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ID 2013 기조 연설에서 왕 회장은 디스플레이를 반도체 관점에서 바라보는 `반도체-디스플레이`를 강조했다. 왕 회장은 “브라운관(CRT) 시절만 해도 대부분의 디스플레이 기업이 흑자 경영을 했지만, 평판디스플레이(FPD) 시대가 도래하면서 적자의 늪에 빠진 곳이 더 많다”며 “이제 디스플레이 산업은 디스플레이를 벗어나 생태계 전체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는 반도체 기술 진화를 되짚어 보는 데서 출발한다. 반도체 발전 속도에 발맞춰 디스플레이 산업의 발전도 예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TFT-LCD를 위시한 디스플레이 기기들은 반도체가 진공관을 대체한 이후 나온 역사적 산물”이라며 “미래 디스플레이도 기본적으로 반도체 법칙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BOE가 처음 디스플레이 사업을 시작할 때에도 이런 관점을 견지했다고 왕 회장은 말했다. PDP와 전계방출소자 디스플레이(FED)는 진공관 기술에서 비롯된 데 반해 TFT-LCD는 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는 데 착안했다. 결국 최후의 승자가 TFT-LCD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왕 회장은 “FPD라는 정의는 CRT를 대체했을 때에나 의미가 있는 말이었다. 외관만으로 디스플레이를 정의할 것이 아니라 신기술 관점에서 디스플레이를 개념화하자”면서 새로운 용어인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제안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는 TFT 어레이 등 반도체가 각각의 디스플레이 유닛을 제어하는 것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왕 회장은 그 연장선에서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TFT-LCD는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 공존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AM OLED는 기존 기술의 확대재생산이라고 생각한다”며 “TFT-LCD건 OLED건 모두 반도체 기술과 소재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반도체가 진공관을 대체한 것처럼 패러다임의 전환은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왕 회장은 반도체 법칙에 기반한 왕의 법칙도 설명했다. “반도체에서는 무어의 법칙, 조명에서는 하이츠의 법칙, 컴퓨터에서는 벨의 법칙, 인터넷에서는 길다의 법칙, 네트워크에서는 매트 칼프의 법칙이 있다”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3년 마다 가격이 반으로 떨어진다는 왕의 법칙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왕의 법칙에서 말하는 3년의 주기가 더 짧아지고 있다며, `생존의 법칙`을 말했다. 왕 회장은 과거에는 수익을 내기 위해 3년 동안 성능을 두 배만 끌어올리면 됐지만, 이제 주기가 더 짧아지면서 기술 혁신을 더 빨리 이뤄내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왕 회장은 “디스플레이 산업이 지난 2007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투자를 했지만 수익 증가율은 이를 따라잡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며 “낮은 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이노베이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2012년 BOE 매출 257억7200만위안(약 4조7000억원)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기업

●기술 성과 : 110인치 UHD 개발 양산, 65인치 UHD 옥사이드 패널 개발 등

●왕둥성 회장 :

-중국전자과기대학 석사

1993년~현재, BOE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

- 중국광학광전자산업협회(CODA) LCD 분회 이사장

- TFT-LCD 공정기술국가공정실험실 이사회 주임

- 중국전자상회 부회장, 북경전자상회 회장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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