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묵직한 콤팩트 카메라냐, 가벼운 렌즈교환형(DSLR) 카메라냐. 미러리스 카메라의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존 카메라도 상식을 바꾼 `환골탈태`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GFK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카메라 시장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28.9% 감소했고, 시장 규모도 14.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콤팩트 카메라 판매 대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43.9%나 판매가 급감했다. 카메라 시장을 이끌었던 DSLR 카메라도 18.9% 줄어들었다.
반면 미러리스 카메라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판매 대수는 55%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카메라와 비교해 차별화된 기능을 가진 카메라를 찾으면서 동시에 휴대성이 좋은 제품으로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카메라업계가 줄어든 시장의 타개책으로 내놓은 것이 경량화와 프리미엄 기능이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인기를 모은 요인을 다시 `벤치마킹`한 셈이다. 캐논이 지난 4월 말에 출시한 `EOS 100D`는 세계 최소·최경량 DSLR 카메라로 배터리와 메모리를 넣어도 무게가 407g에 불과하다. 이 제품은 출시 4개월만에 누적 판매 4만대를 넘겼다. 단일 모델로 한달에 약 1만대 이상이 팔려나가는 기록을 세우며 상반기 최고 인기 카메라로 등극했다.
캐논 관계자는 “스마트폰 카메라와 차별화된 화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그 동안 크고 무겁다는 선입견 때문에 DSLR 카메라 대신에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택해왔다”며 “휴대성이 좋은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경향은 카메라를 비롯한 IT제품군 전반에 뚜렷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콤팩트 카메라도 작고, 싸다는 고정관념을 바꾼 프리미엄 제품으로 소비자를 사로잡고있다. 저가형 콤팩트카메라 시장이 급감하는 가운데, 50만원대 이상 제품 판매는 오히려 늘어났다. 후지필름은 세련된 레트로 디자인에 DSLR 카메라 수준의 화질을 자랑하는 콤팩트 카메라 `X100` 시리즈로 카메라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최신 제품이 100만원대에 무게도 400g 상당이지만, 소비자들에게 오랫동안 인기를 모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소니도 최근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RX100 II`을 내놓았다.
후지필름 관계자는 “콤팩트 카메라 시장에서 판매대수 기준 시장점유율은 7.2% 수준이지만, 판매금액 기준으로는 세 배 수준인 21%를 차지한다”며 “DSLR카메라와 콤팩트 카메라도 미러리스 카메라와 비슷한 특성을 가진 제품들이 인기를 모으는 경향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